HBM 고객협의 완료물량 전년比 4배 확보
파운드리 3나노 1세대 GAA 수율 성숙단계
노조 파업엔 "생산·경영 차질없도록 최선"
삼성전자는 3분기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6세대 HBM4 제품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이미 복수의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알렸다. 엔비디아 HBM3E 퀄 테스트(품질 검증)에 관해서는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어서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31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4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DS)부문이 6조4500억원을 벌어왔다. 매출은 28조5600억원이었는데,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6735억1000만대만달러·약 28조5000억원)를 제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엔비디아 퀄 테스트 통과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HBM 반도체와 파운드리 선단 공정 로드맵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의 경우 경쟁사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부터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12단 제품도 4분기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알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 HBM4 이후 차세대 제품 등에서 역전을 노려야 하는 입장인데, 개발이 순조롭게 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컨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고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며 "업계 최초로 개발 및 샘플 공급한 HBM3E 12단도 이미 양산 램프업 준비를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들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다음 세대인 (6세대) HBM4의 경우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성능을 고객별로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도 함께 개발 중이며, 현재 복수의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에 대해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사 HBM 퀄 테스트 관련 투자자들과 미디어의 관심이 상당히 큰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고객사와의 비밀유지계약을 준수하기 위해 해당 정보에 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D램 사업 내 HBM 비중, HBM에서도 HBM3E 비중이 점점 커질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50% 중반대로 증가했던 당사 HBM 매출은 매분기 2배 내외 수준으로 가파르게 늘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를 상회하는 규모로 (성장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HBM 내 HBM3E 의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객 수주도 잘 돼가고 있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CAPA) 늘려가고 있고, 올해 생산 및 고객 협의를 완료했다"며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은 전년 대비 4배 가까운 수준까지 확보했다"고 했다. 그는 "내년에는 올해 대비 2배 넘는 공급량 계획 중이고 일부 고객사 요청물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사와 공급 협의 이어나가며 내년 추가 생산할 예정"이라고 했다.
파운드리 기술 개발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송태중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은 올해 3년차에 접어든 1세대 수율이 성숙 단계에 도달했다"며 "3나노 2세대 GAA는 웨어러블 제품을 시작으로 하반기 본격 양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나노 GAA는 3나노 공정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 첫 양산 예정"이라며 "2나노 GAA 2세대 공정은 2026년에 양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노동조합 파업이 생산, 경영에 큰 차질을 빚지 않도록 노조와 소통 중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노동조합 파업이 조기에 종결될 수 있도록 소통하고 협의 중"이라며 "노조 파업에도 불구하고 당사 물량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경영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