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등 외신 "물밑서 지원 중…조만간 지지 선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대의원 과반('매직 넘버')을 확보한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곧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이후 해리스 부통령과 주기적으로 연락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물밑에서 해리스의 대선 캠페인을 돕기 위한 작업도 해 왔다고도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지 표명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소식통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곧바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지 않은 것은 대의원들이 새로운 후보자를 선택하는 합법적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사퇴하고 자신을 후보로 지명한 이후로 빠르게 민주당 후보 지위를 굳혀왔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이후 곧장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다른 민주당 원로들과 달리 현재까지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후계자로 지명한 직후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빌 클린턴 및 힐러리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총무 등 유력 민주당 인사들이 속속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성명에서도 후보직에서 물러난 바이든 대통령에게 찬사와 위로를 보내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면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후보 지위를 굳히는 과정에서 마지막 빈자리가 채워지게 된다.
다른 소식통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감독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지지 표명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친구이자 과거 러닝메이트였던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결정을 존중하는 시간을 두려고 지지 표명을 미룬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처럼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미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후보에서 사퇴한 뒤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할 때에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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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인연은 오래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8년 첫 대선을 일찍부터 지지했고 재선에 나선 2012년 후보 지명대회에서는 연설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에서 법무장관에 출마했을 때 선거를 도왔고 2016년 상원의원에 도전했을 때도 지지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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