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드라마 '제로 데이' 예고편 공개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 준비해야"
방위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나타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내용의 드라마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대만인들이 크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대만에서 공개된 10부작 TV 드라마 시리즈 ‘제로 데이’(零日攻擊)의 예고편이 온라인에서 감정적인 반응의 물결과 방위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약 18분 분량의 예고편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수색과 구조 임무를 가장해 대만 해상을 봉쇄하려는 상황이 담겼다. 대만의 인프라를 교란하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사보타주(파괴 행위)도 포함됐다. 예고편이 올라온 유튜브 채널에는 "예고편을 보며 눈물을 터뜨렸다. 마음이 무겁고 두렵다. 그러나 이것은 대만인으로서 우리가 직면해야 한다"라는 댓글이 공감을 샀다.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예고편이 공개된 시기도 절묘하다. 중국군 침공을 상정한 대만의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훈련 기간과 맞물려 공개된 것이다. ‘제로 데이’의 프로듀서인 청신메이는 “중국의 침공 위협은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민감성 탓에 그동안 이것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피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시리즈 공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직면한 위협에 대한 더 많은 세계의 관심을 이끌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만 문화부와 대만 2위 반도체 기업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의 차오싱청 전 회장이 제작비를 댄 ‘제로 데이’는 내년에 방송될 예정이다. 차오 전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대만 방위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인물로, 지난 2022년 대만 방위력 강화를 위해 30억 대만달러(약 126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을 화나게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탓에 여러 배우와 감독이 '제로 데이'에서 중도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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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대만해협에서 중국과의 군사 충돌 가능성은 수십년간 존재해왔지만, 그 주제의 민감성과 상업적 영향 탓에 대만 TV 프로그램에서 이를 노골적으로 다룬 적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대만의 병력과 지원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두고 대만이 중국에 저항하거나 중국을 단념시킬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제로 데이’로 촉발된 감정이 대만인들의 징병을 도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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