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프랑스 현역 국회의원이 이스라엘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반대했다가 '반유대주의' 역풍을 맞았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토마 포르트 하원의원이 지난 20일 파리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서 현재 가자지구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언급하며 이스라엘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 대표단이 파리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르트 의원은 현지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국기와 국가를 대회에서 금지하도록 프랑스 외교관들이 압력을 넣어야 한다며 "이중 잣대를 끝내야 할 때"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포르트 의원의 발언은 바로 '반유대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요나단 아르피 프랑스 유대인 기관 대표 협의회(CRIF) 대표는 이에 대해 "적절하지 못하고 무책임하다"며 "이스라엘 선수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아르피 대표는 1972년 서독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에 살해된 테러 사건도 언급하며 이스라엘 선수들이 이미 올림픽에서 "가장 위험에 처해 있다"고도 언급했다.
카렌 테브 파리 부시장,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 제롬 게드 사회당 의원 등 프랑스 정치인들도 이에 대해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스테판 세주르네 외무장관은 이날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에서 "프랑스를 대표해 이스라엘 대표단에 환영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 88명의 대표단을 보냈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의 여파로 이스라엘 대표단에 대한 보안 경계는 대폭 강화된 상태다. 선수촌 내의 이스라엘 대표단의 숙소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주변에는 보안 요원들이 배치됐다. 오는 26일 센강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이스라엘 대표단이 타는 배에 무장한 이스라엘군이 함께 탑승할 예정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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