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구심점 잃은 카카오…쇄신·신사업 '급제동'

시계아이콘02분 37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카카오 김범수 구속…사상 첫 총수 부재
중심 잃은 경영 쇄신·힘 빠진 신사업 '우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수 부재' 사태를 맞았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 시세조종에 개입한 혐의로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다. 경영 전면에 나서 쇄신을 진두지휘했던 김 위원장의 부재로 카카오는 시계제로 상황에 처했다. 쇄신 작업에 동력을 잃은 가운데 신사업 추진에도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대표 플랫폼인 카카오로 IT 제국을 일군 벤처 1세대가 구속 신세로 전락하자 IT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구심점 잃은 카카오…쇄신·신사업 '급제동' 'SM 시세조종'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23일 한정석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이 이런 사실을 보고 받은 뒤 지시 혹은 묵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이달 초 검찰 조사에서 "에스엠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8일 카카오 임시 그룹 협의회에서는 "현재 받고 있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어떤 불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용인하지 않은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했지만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카카오는 김 위원장 구속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구심점 잃은 경영 쇄신

그간 경영 쇄신에 집중했던 카카오는 구심점을 잃게 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경영 일선에 나섰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과 산하 경영쇄신위원장을 직접 맡았다. 공석이 된 자리는 CA협의체 공동의장인 정신아 카카오 대표나 경영쇄신위원회에 소속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대신할 수 있지만 김 위원장 역할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기존 자율 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중앙 집권 체제로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 방식을 재정립하기 위해선 계열사까지 장악할 수 있는 김 위원장의 존재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A협의체가 반쪽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카카오는 다시 쇄신 작업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각 계열사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김 위원장"이라며 "김 위원장이 없는 상황에서 중앙의 그립감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처럼 굵직한 의사결정은 당분간 어려워질 전망이다.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한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단계에서 약속했던 계약 조건을 올해 말 재협의해야 한다.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 IPO 시점이나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를 둘러싼 다른 사법 리스크도 최고조에 달했다. 이번 수사를 의뢰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 법인과 경영진을 함께 검찰에 넘겼다. 에스엠 인수 재판 결과에 따라 핵심 자회사인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은행특례법은 대주주가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카카오 법인에 벌금형이 내려지면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27.17%) 가운데 10%만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해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회계 의혹으로 제재가 임박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내달 제재 수위를 최종 논의하고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가장 높은 양정 기준을 적용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해임을 권고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 날 경우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


힘 빠진 성장 동력

차기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신사업에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 3사, 네이버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앞다퉈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내놨지만 카카오는 감감무소식이다. 올 하반기 카카오톡에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시장의 기대는 이미 약해졌다. 지난해부터 서비스 예고에만 그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속도전이 중요한 AI 사업에서 각종 논란으로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밀려 플랫폼 영향력이 줄어드는 와중에 신사업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구심점 잃은 카카오…쇄신·신사업 '급제동'

부진한 주가에도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4만3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연초 고점과 비교하면 30% 넘게 빠졌다. 이에 따라 한때 시가총액 3위 자리에서 현재 20위로 밀렸다. 연이은 악재에 증권가는 카카오 목표주가를 내려 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카카오의 목표가를 13.6% 낮춘 5만1000원으로 조정했다. SK증권과 흥국증권 역시 각각 20.5%, 9.5% 하향 조정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인수 관련 검찰 조사 등 사법 리스크로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됐다"며 "재도약을 위한 공격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법 및 규제 리스크 해소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AD

IT 업계에선 김 위원장 구속에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IT 신화를 쓴 벤처 1세대로 꼽힌다. 삼성SDS에서 유니텔을 만든 그는 삼성을 떠나 1998년 한게임을 설립한 뒤 네이버와 합병해 NHN을 만들었다. 이후 NHN을 떠난 김 위원장은 2010년 카카오톡을 세상에 선보이며 '연쇄 창업가'의 대표주자가 됐다. 창업가들의 롤모델인 김 위원장이 구속되자 업계는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한 IT 업계에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후유증에 대처할 수 있는 성숙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5.1414:34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시화공단 현장 르포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 25.05.1410:34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법정 정년 이후 고용문제는 단순히 60세 이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직업을 가진 70세 이상 고령 근로자도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생계형 임시·일용직 중심이던 고령자 일자리는 점차 상용직과 전문직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노인 일자리 확대를 넘어 고령 인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이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는

  • 25.05.1409:46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지난 12일 경북 구미시 LIG넥스원 구미 하우스에서 만난 조강현 수석매니저는 흡사 군(軍) 지휘관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L3동 2층 TMMR 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200여명의 직원 한 명 한 명을 그는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핵심만 짚은 조언이 이어졌다. 그는 "통신 장비개발에만 있다 보니 라인별 생산공정에서 잘못된 점이 한눈에 보인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매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군 지휘관처럼 생산 현

  • 25.05.1409:44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장면은 소음 탓에 귀

  • 25.05.1211:02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기업들은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제도 자체보다 이를 누가, 어떻게 시행할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가 제도의 큰 틀만 설계하고, 실제 시행 여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획일적 적용보다는 각 조직의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도입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9.4%는 정년연장 제도를 정부가 설계하더라도 시행 여부는 기업 자율에 맡겨야

  • 25.05.1808:30
    한국 부자들도 솔깃…70억짜리 영주권 골드카드, 美재정부채 모두 갚나
    한국 부자들도 솔깃…70억짜리 영주권 골드카드, 美재정부채 모두 갚나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500만달러(약 71억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즉시 발급해주는 '골드카드' 제도의 시스템 테스트에 들어갔다. 16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은 "미국의 새로운 영주권 카드인 골드카드가 테스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발표한 후 테스트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잠재 고객이 3700만명에 달하며, 10만개만 팔려도 미

  • 25.05.1708:30
    트럼프 장남의 사교클럽 논란…입회비만 7억
    트럼프 장남의 사교클럽 논란…입회비만 7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전세계 정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회원비 50만달러(약 7억원)의 고액 사교클럽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클럽의 이름이 '이그제큐티브 브랜치(Executive Branch·행정부)'로, 아버지의 대통령직을 이용해 사적 이득을 추구한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중동, 유럽, 아시아 각국을 돌며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고 이들을 '행정부

  • 25.05.1706:00
    트럼프 때문에 재점화 된 '캘렉시트' 논란…캐나다에 역합병되나
    트럼프 때문에 재점화 된 '캘렉시트' 논란…캐나다에 역합병되나

    미국 서부 최대 경제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위 '캘렉시트(Calexit)'로 불리는 이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과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 현재 주 내에서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말까지 54만 명의 청원 서명을 모으면 분리 독립

  • 25.05.1515:48
    이정현 "이준석 호랑이굴로 돌아와라, 한동훈은 선대위 참여해야"
    이정현 "이준석 호랑이굴로 돌아와라, 한동훈은 선대위 참여해야"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5월 14일 오후 4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을 위해서,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스스로 결단해줘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도 당장 선대위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 위원장은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대선 전체 판도를 어떻게 보나.투표가 임박

  • 25.05.1415:51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20일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등 주요 후보들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훑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본격화했다. 대선전 초반 여론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에게 물었다. 윤 대표와의 인터뷰는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초동에 있는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