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SK E&S 합병 이사회 승인
SK㈜, SK이노 지분 55.9%로 확대
석유, LNG 배터리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
SK온 합병안도 이날 이사회서 결의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한다.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부진에 빠진 SK온을 살리기 위한 SK 리밸런싱(사업 재편)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합병 비율 1대 1.2…주총 승인되면 11월 출범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의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될 예정이다.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커진다.
합병안이 다음 달 2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오는 11월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주주총회에서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식매수권 청구기간은 다음 달 27일부터 9월 9일까지다. SK이노베이션 보통주 매수 가격은 11만1943원이다.
"합병 시 에너지 포트폴리오 확장…재무구조도 개선"
양사의 합병은 외형적 성장 외에도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구조 강화 ▲성장 모멘텀 확보 등 3가지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진다. 합병회사는 석유·화학,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ESS, 수소, 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에너지 전 영역에서 포트폴리오 구축하게 된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합병 전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5조8000억원 수준으로 커진다. 특히 합병회사는 LNG, 발전, 도시가스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력으로 그룹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이자 수익 변동성이 큰 석유화학 사업의 재무 안전성을 키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운영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원유정제,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석유개발사업과 SK E&S의 가스개발, LNG 트레이딩, 복합화력발전의 경우 자원개발 역량이 결합해 탐사·개발 경제성과 수익성이 높아지고, 선박·터미널 등 인프라 공동 활용으로 운영 최적화가 가능해진다.
두 회사는 2030년 기준으로 통합 시너지 효과만 EBITDA 2조1000억원 이상을 예상한다. 전체 EBITDA 2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SK온 비롯해 3사 합병도 결의…'SK온 살리기' 본격화
한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녈, SK엔텀 3사 간의 합병안도 통과되면서 'SK온 살리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습이다.
세 회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SK온과 나머지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은 각각 1대 16.9, 1대 2.7이다. 이들 합병은 다음 달 27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도 전기차 시장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 등 급변하는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룹 내에서도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 SK E&S를 SK이노베이션과 합병한 것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SK온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다.
배터리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더불어 그룹의 주요 사업이다.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후 현재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룹의 배터리 사업 투자 의지는 크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 계열 임직원 워크숍에서 "전기차 관련 사업은 예정된 미래"라며 배터리 사업에 지속해서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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