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 미래 상상…수소사회 '성큼'
수소, 韓 탄소중립 실현 위한 핵심에너지
이동식 수소충전소로 어디서나 충전
PEM 수전해 기술로 그린수소 가격 낮춰
음식물 쓰레기·폐플라스틱 활용 수소 생산도
# 미래 2045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십 대의 수소전기트럭이 완성차·부품을 실어 나르고 있다. 공장 내 단거리 운송뿐만 아니라 도심 간 이동에는 대형 수소전기트럭이 사용된다. 이 트럭은 이미 2030년 국내 물류 현장에 1만대 넘게 보급됐다. 수소전기트럭을 충전하고 싶으면 도심 내 곳곳에 마련된 수소충전소에서 5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충전소가 없는 지역은 이동식 수소충전소를 부르면 된다. 움직이는 트럭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동식 충전소는 350바(bar)의 압력으로 하루 최대 25대의 수소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1바는 1기압과 비슷하다.
울산공장 수소충전에 사용되는 수소는 100% 그린수소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만든 수소로 탄소배출이 전혀 없다. 그레이, 블루수소 등과 비교해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해 조달 단가를 낮췄다. 우선 현대차는 메가와트급의 고분자전해질막(PEM) 방식의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화합물 없이 물만을 원료로 사용해서 수소를 만든다. 수소의 순도가 높고 장치 소형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PEM 방식은 귀금속을 사용해야 해서 기존 수전해 기술(알카라인 수전해) 방식 대비 가격이 비싸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부품·생산 인프라 공용화를 통해 PEM 수전해 생산 수소의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폐기물을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음식물 쓰레기나 하수 슬러지(수처리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 가축 분뇨 등에서 나오는 메탄을 정제해 바이오 가스를 만든 이후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폐플라스틱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도 상용화했다. 폐플라스틱을 액체 상태로 녹여 합성가스를 만든 이후 이를 정제해 수소를 뽑아낸다. 이를 위해 청주시 공공하수처리장에 수소생산 시설을 설치했으며, 이곳에서 하루 1000㎏ 이상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국내 그린수소 조달 가격은 20여년 전 블룸버그의 예상대로 ㎏당 4000원 이하로 낮아졌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수소 저장·운송 방식도 많은 변화를 거쳤다. 처음에는 기체 형태로 운반했지만 고온으로 압축하기 위한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액화수소의 형태로 배에 실어 수소를 들여왔는데, 액화수소는 영하 253도의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기에 비용이 많이 들고 여전히 부피가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대안으로 수소와 질소 화합물인 암모니아(NH₃) 형태로 수소를 운송한다.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초대형 운반선을 수주해 암모니아 형태로 수소를 들여왔다. 암모니아는 액화수소 대비 단위 부피 당 수소를 1.7배 더 많이 저장할 수 있고, 상온에서도 쉽게 액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과거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 양산차인 투싼 ix35를 내놓은 데 이어, 2022년에는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선보인 바 있다. 2025년에는 주행거리와 출력, 내구성을 한차원 높인 3세대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 승용차(넥쏘 후속)를 내놓기도 했다.
전기 배터리보다 무게가 가볍고 충전 시간이 짧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상용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선박 등 우리 사회의 새로운 친환경 동력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대부분 국내 대기업이 통근용 버스로 수소 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장거리 운송용 화물 트럭, 청소차, 트랙터 등 상용차 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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