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주민들에 응원 보내기도
"덕분에 웃었다" 누리꾼들 환호
지구 곳곳이 이상 기후로 인한 물난리에 신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스코틀랜드 남성이 물로 가득 찬 도로 위에서 느긋하게 낚시를 하는 모습을 보여 현지 시민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더 선' 등 영국 매체들은 10일(현지시간)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코틀랜드의 소도시 '피터헤드'를 촬영한 영상이 화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최근 발생한 홍수로 발목까지 잠길 만큼 물이 가득 찬 도로 모습이다. 검은 바지와 셔츠, 보라색 모자를 쓴 한 남성이 의자와 낚싯대를 가져오더니, 홍수가 들어찬 도로 한 가운데서 낚시를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이 웃으며 그를 쳐다보자 손을 들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한다.
앞서 영국 기상청은 피터헤드가 속한 에버딘셔 지역에 시간당 25~40㎜에 이르는 비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일부 고지대는 시간당 50~60㎜에 달하는 거센 물 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빗물에 북동부 지역이 물에 잠긴 것으로 전해졌다.
난데없는 물난리에 마을 주민들 모두 우울한 오전을 보내고 있었으나, 낚시하러 나온 남성의 모습을 보고 약간의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차를 몰고 나온 한 운전자는 응원하는 의미로 남성을 향해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고 한다.
온라인상에서도 현지 주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주민은 "덕분에 약간 웃을 수 있었다. 훌륭한 일을 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컵에 물이 절반밖에 안 찼네'를 연상케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 "하루를 망칠 뻔했는데 덕분에 재밌었다", "즐거움을 선사해 준 저 주민에게 경의를 표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영국 북부에 있는 스코틀랜드는 올여름 초부터 홍수 경보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도로가 물에 잠긴 것뿐만 아니라, 극심한 폭우로 축구 친선 경기가 연기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애버딘과 인버네스를 잇는 열차 노선이 폐쇄되는가 하면, 안전을 위해 열차가 더 느린 속도로 운행되고 있다.
BBC 방송은 최근 기상 관측소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피터헤드 일대에 지난 하루에 걸쳐 무려 한 달 치 비가 한꺼번에 내렸을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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