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자 도약
日도 해상풍력 확대…세계 시장 기회 창출
GS그룹 화공장치 제작 계열사 GS엔텍이 3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9일 밝혔다.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은 해저에서 해상풍력 발전기를 지탱하는 주요 설비를 말한다.
GS엔텍은 최신 자동화 설비 도입에 2140억원, 기타 건축물 등에 86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GS엔텍은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와 시몬느자산운용 등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약 900억원을 유치했다. 향후 2년 동안 투자가 완료되면 다양한 규격의 모노파일 구조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생산할 수 있다.
최근 3년 연속 100억원대 적자를 낸 GS엔텍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이례적이다. GS그룹이 정유공장을 위한 화공기기 제작을 본업으로 하던 GS엔텍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을 신사업으로 추가한 것은 친환경 미래사업 전략을 추진하는 핵심 자회사로 키우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GS그룹은 "이번 GS엔텍의 대규모 투자와 사업적 전환은 '디지털 친환경을 통한 미래성장'이라는 그룹 차원 신사업 전략과 맥을 함께 한다"며 "GS그룹 차원의 신사업 전략이 현실화한 매우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평소 "기후변화와 탈탄소 등 사업 환경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더 적극적인 신사업의 기회로 삼아 미래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GS글로벌의 자회사인 GS엔텍은 1988년에 설립된 이후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용 화공기기 제작을 주된 사업으로 해오다 2020년대 들어 GS그룹의 친환경 미래사업 전략에 맞춰 사업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GS엔텍은 지난해 모노파일(Monopile) 방식의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세계 1위 기업인 네덜란드의 시프(Sif)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독점적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울산에 자리한 GS엔텍의 기존 화공기기 제작 사업장을 시프와 기술 협력을 통해 해상풍력 모노파일 제작 공장으로 탈바꿈했고 지난 3월부터 첫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모노파일 방식이란 대형 철판을 용접하여 만든 원통형 구조물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를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한다. 부유식, 삼각대(Tri-Pod), 자켓(Jacket) 등 기존 하부 구조물 방식보다 제작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모노파일 방식을 선호한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GS엔텍은 최근 명운산업개발이 진행하는 전남 영광 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365㎿)에서 20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 64기 공급 계약을 따냈고 내년 9월까지 전체 프로젝트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 정책에 따라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하는 상황이다.
더불어 일본이 해상 풍력 확대를 공언하면서 GS엔텍은 이번 생산설비 고도화와 확충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 물꼬를 틔운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2021년 10월 발표한 6차 에너지정책 기본계획에서 2030년 발전량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을 36~38%로 늘리고 제1차 해상풍력 비전 발표를 통해 해상풍력을 2030년까지 10GW, 2040년까지 30~45GW 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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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엔텍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GS그룹은 "향후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된다"며 "엔텍은 해상풍력 신사업 진출을 통해 GS E&R, GS EPS 등 GS그룹 내 발전사와의 시너지는 물론 GS그룹의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해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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