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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사탄의 하인" 대주교 결국 파문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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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포용'에 반발

프란치스코 교황을 "사탄의 하인"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해온 극보수파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83) 대주교에게 가톨릭교회가 가장 큰 벌인 파문을 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탄의 하인" 대주교 결국 파문 징계 2015년 미국 주재 교황 대사 재임 당시의 비가노 대주교 [사진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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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은 교황청 신앙교리부가 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가톨릭교회를 분열시키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통성을 부정한 혐의로 비가노 대주교를 파문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앙교리부는 "교황을 인정하고 복종하기를 거부하고, 교황에게 복종하는 교회 구성원들과 친교를 거부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당성을 거부하는 그의 공개적인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파문은 가톨릭교회 공동체에서 강제로 추방하는 것으로 가장 무거운 형벌이다. 파문당하면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가톨릭교회 공동체가 거행하는 모든 성사에 참여할 수 없다.


비가노 대주교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징계 절차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징계 절차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가노 대주교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가톨릭 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 성향을 원색적으로 비난해온 대표적 보수 인사다. 미국 주재 교황대사를 지내다가 2016년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정쟁에 휘말렸다는 비판 속에 본국 소환됐다. 성 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를 향한 포용적 정책에 반발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거짓 선지자', '사탄의 하인'으로 부르며 2018년에는 교황의 자진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교황청 영향권 밖에서 성직자를 양성하는 신학대학교의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또 가톨릭의 성폭력 은폐 시도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소년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원래 이름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라고 부르며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적도 자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가톨릭교회가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더 포용적으로 바뀌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진보적 개혁을 밀어붙였다. 교황직에 오른 지 4개월 만에 동성애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누구를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답한 적이 있다. 이후 성 소수자에 대한 가톨릭의 태도를 바꾸려 노력하면서 가톨릭 내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어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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