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김진표 대화 내용 공유…기록있다"
이준석 "좌익 공작 의심했나…참 나쁜 대통령"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를 두고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히면서 정치권 논란이 뜨겁다. 앞서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이 윤 대통령과 독대에서 나눈 이야기를 왜곡했다며 반박했지만, 김 전 의장의 주장에 힘을 싣는 발언이 연이어 나오는 상황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1당의 원내대표로서 김 전 의장이 윤 대통령을 설득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사퇴시키려 노력한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며 "김 전 의장은 그전부터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있는 그대로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8월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단의 첫 만찬 후 다음날 오전에 저와 30분가량 통화하면서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 특히 개별적으로 따로 나눈 내용까지 세세히 알려줬다"며 "제게 그 기록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를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유튜브에 심취해 있다는 말은 여러 번 들었다"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끝까지 해임하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 지금도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을 사실로 믿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윤 대통령을 작심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태원 참사의 소식을 접하고 좌익세력의 공작을 의심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누군가는 대통령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하지만 저는 그랬을 분이라고 단언한다"고 일갈했다.
김 전 의장은 최근 자신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 1961-2024, 이 나라의 열 정권을 돌아보며'를 출간했다. 회고록에서 김 전 의장은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고 적었다.
문제가 된 내용은 2022년 12월5일 국가조찬기도회를 계기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나온 윤 대통령 발언이다. 당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관련해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이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게 옳다"고 조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김 전 의장의 주장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을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은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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