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내산 중형여객기 C919에 대한 국제 승인이 가까워지고 있다. 유럽의 항공업계 관계자들과 기술 대표단이 다음 달 초 중국에서 현장 점검을 실시, 국제 인증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항공안전청(EASA) 관계자들이 다음 달 초 C919 항공기 비행 시뮬레이션에 참여하고, 중국 민간항공국(CAAC) 관계자와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대표단은 또한 기내에 탑승해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고,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 코맥)의 조립 라인을 방문할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은 유럽 규제 기관의 인증을 받기 위한 중국의 전략이 한 단계 진전되었음을 의미하며, 유럽 및 기타 지역의 잠재적 수요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다만 실제 특별 비행에 탑승하게 될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이뤄질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국 항공 관계자들은 C919의 안전과 신뢰성에 대한 유럽의 조속한 승인이 이르면 내년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뤼크 팃갓 EASA의 전무이사 대행은 지난 3월 주요 외신에 승인이 당장은 어렵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출시 후 1년간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C919는 최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항공기는 지난해 5월 상업 운항을 시작한 이후 6대를 인도했으며, 국내 4개 노선에 걸쳐 누적 30만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지난 4월에는 중국의 3대 국영 항공사인 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이 각각 100대를 확정 주문하며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SCMP는 "유럽의 중국 방문은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한 중국과 유럽 간 긴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중요한 상호작용"이라고 평가했다. 한 소식통은 "자주 상호작용을 하면 좋은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C919 인증을 포함한 협력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919는 코맥이 연구·개발에 나선 지 16년 만에 자체 기술로 생산에 성공한 중국의 첫 국산 중형 항공기다. 최대 5555km의 비행이 가능하고, 192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다. 크기는 미국 보잉의 737, 프랑스 에어버스 320과 유사하다. 중형 항공기를 상용화한 곳은 전 세계적으로 보잉, 에어버스, 그리고 코맥 세 곳뿐이다.
지난 2월에는 싱가포르 에어쇼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5개국에서 시범 비행을 진행했다. 코맥의 또 다른 모델인 ARJ21은 인도네시아 통신업체 트랜스누사가 구매한 바 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