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당선 전부터 반려견·반려묘 7마리
정직 시절엔 '토리'와 산책…위기마다 함께
총선 참패 후 첫 순방 때도 '동물 외교'
국민 공감대 형성…김여사 트레이드마크
'소문난 반려인' 윤석열 대통령의 '퍼스트펫'이 13마리로 늘었다. 기존 키우던 반려동물에 더해 최근 투르크메니스탄 국빈 방문에서 선물 받은 국견(國犬) 알라바이 두 마리까지 더해지면서 역대 대통령 최다 퍼스트펫 기록을 재차 갈아치웠다. 당선 전후 위기 때마다 반려동물과 함께했던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 후 정국이 힘든 가운데 실시된 올해 첫 순방에서도 '반려동물 정치'를 선보였다.
윤 대통령의 동물 사랑은 당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측근들에 따르면 슬하에 자녀가 없는 윤 대통령 부부는 서초구 자택 거주 시절부터 반려견 4마리(토리, 나래, 마리, 써니)와 반려묘(아깽이, 나비, 노랑이) 3마리를 친자식처럼 여기며 돌봤다고 한다.
이 중 가장 잘 알려진 토리는 윤 대통령이 2012년 유기견 보호단체에서 소개받아 입양한 반려견으로, 교통사고로 뒷다리 분쇄 골절상을 입었지만 윤 대통령이 오랜 기간 치료해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검찰총장 시절 정권과의 갈등으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을 때 바로 다음 날 토리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된 일화로 유명하다.
대통령 당선 후에는 취임 1년도 안돼 유기견 '올리'와 유기묘 '키위', '하양이', 은퇴한 안내견 '새롬이'를 입양하며 퍼스트펫이 단숨에 11마리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인기 프로그램 'TV 동물농장'에 김건희 여사와 함께 깜짝 출연해 주목받았다. 통상 국가 지도자들은 국민과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동물을 많이 활용하는데, 윤 대통령은 동물과 함께 노출되는 빈도가 잦다는 평가다.
각종 논란으로 잠행을 이어가다 최근 공식 활동을 복귀한 김 여사도 동물 보호 활동을 꾸준히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회를 통과한 개 식용 금지법이 '김건희법'으로 불릴 정도로 동물 사랑이 유명하다. 지난 5일 '컴백' 후 김 여사의 첫 단독 행보인 용산어린이정원 환경·생태 교육관 개관 행사에서도 김 여사는 반려견 새롬이와 구조된 유기묘가 출산한 새끼 고양이를 언급하며 친근한 모습을 부각했다.
이같은 윤 대통령 부부의 활동에 대해 야권 일각에선 '정치적 쇼'란 비판도 나오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긍정적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8일 입국한 알라바이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동물 생명과 동물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왔다"며 "최선의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대통령실은 퍼스트 도그인 알라바이를 이례적으로 대중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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