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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명에 '마약' '마피아' 넣겠다"…"제 정신이냐" 무더기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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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풍양속 저해하거나 폭력적이면 거부돼
장난식 이름도 거부…"유머 감각 죽일 것"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영국 기업 등록소(Companies House)에 등록 거부된 기업 명칭이 무려 76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등록소는 영국의 모든 유한책임회사 관련 정보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이다.


영국 비즈니스 매체 '시티AM'은 20일(현지시간) 기업등록소 분석 정보를 인용해 700곳 넘는 신규 법인이 등록 거부됐다고 보도했다. 기업 이름이 거부된 주된 이유는 미풍양속 저해다. 특히 성적인 불쾌감을 유발하는 법인 명칭은 대부분 거부됐다고 한다.


"회사명에 '마약' '마피아' 넣겠다"…"제 정신이냐" 무더기 퇴짜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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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마약류를 연상케 하는 기업 명칭도 거부됐다. 거부된 법인 중에는 '도프 딜 리미티드(Dope deal limited)'가 있었는데, 도프(Dope)는 영미권에서 마약, 혹은 마약류 투약 행위를 뜻하는 은어다. 노골적으로 마약 거래를 뜻하는 이름이라 설립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이유로 대마류를 뜻하는 쿠쉬 투자(Kush Investments)도 거부됐다.


이 외에도 "마피아", "킬러", "버글러(Burglar·소매치기) 등 범죄 용어가 들어간 기업 이름도 거부됐다고 한다. 일부 기업 명칭은 거부하기에 다소 애매하기도 했다. 일례로 '콜린 베이크 도프(리스폰서블리)'라는 회사 이름이 있었다. 직역하면 '콜린 베이크의 (책임감 있는) 약물 회사' 정도로 해석된다. 또 대놓고 '일리걸(Illegal·불법) 리미티드'라는 이름을 들고 온 창업자도 있었다. 결국 기업등록소는 둘 다 거절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등록소가 회사 이름에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부여했다고 비판한다. 영국 비즈니스 형성 기관인 '퍼스트 포메이션'의 이사 니콜라스 캠피온은 "남자 그루밍 클리닉, 크래피 내피(Crappy Nappy) 같은 단순히 언어유희를 위해 만들어진 회사 이름도 거부됐다"며 "(기업등록소가) 시대에 뒤떨어진 평가 프로세스를 갖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인 문제도 있다. 광고 심의 기관이 허가한 상호와 기업 명칭을 일치시키려 하는 경우에는 어떡해야 하나"라며 "기업등록소가 현대적인 언어 사용 관행을 용인하지 않으면 우리의 유머 감각을 죽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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