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분야·102건 과제 혁신방안 추진
입찰자격 세계 시장 기준 맞춰 개선
조달청이 입찰참가자격 제한제도를 완화하고, 인지세 부과 대상을 조달계약에만 적용하는 등 규제 혁신에 나선다. 혁신제품을 임차나 구독 형태로 계약할 수 있도록 계약방식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조달청은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공공조달 킬러규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혁신방안은 40여회에 걸친 현장 간담회 및 공모전과 1500여개 조달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전수조사)로, 조달기업이 현장에서 느끼는 불필요한 규제가 무엇인지를 파악·반영해 마련됐다. 그간 광범위하게 진행된 현장규제 개선에도 불구하고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는 현장 관계자들의 지적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혁신방안의 가장 큰 특징은 다수 부처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장기간 해결하지 못했던 킬러규제(17건)와 현장의 그림자 규제(85건)를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조달청은 4대 분야에 총 102건의 과제를 설정해 혁신방안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우선 혁신방안에는 그간 징벌적 성격으로 적용됐던 ‘입찰참가자격 제한제도’를 세계 시장에서 기준으로 통용하는 규범에 맞춰 개선하는 내용이 담겼다. 부정당업자제재 면책을 정비해 현재 절반 수준으로 제한된 면책 감경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연간 단가계약의 과징금 부과기준을 계약금액(계약기간 중 납품 희망 금액)에서 실제 납품금액 기준으로 개선하고, 신속한 결정을 위해 관련 절차를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하겠다는 것이 조달청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현장에선 연간 200건에 달하는 소송 관련 기업 부담이 줄어들고, 기업의 재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지세 부과 대상을 모든 계약에서 인지세 부과 취지에 맞는 조달계약으로 축소하고, 조달기업에 부담이 되는 신인도를 대폭 정비하는 등으로 조달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비용부담도 줄인다. 이를 통해 조달청은 연간 1만6000건에 달하는 인지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조달 과정에 숨은 비효율, 복잡다단한 업무 처리방식을 효율·간소화하는 것도 혁신방안에 포함됐다. 조달청은 간담회에서 지속해서 제기된 현장 관계자들의 건의를 반영해 다수공급자계약(MAS) 중간점검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축소해 9000여 조달기업의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또 직접 생산 확인 제도 안에서 제조업체에 과도한 서류 부담을 야기하던 업체별 ‘자체 기준표’를 폐지, 직접 생산 위반 판정 기준도 타사 완제품 납품과 전체 과정 하청생산 등에 한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편한다.
이외에 청년·창업기업이 공공조달을 성장 사다리로 삼을 수 있도록 수의계약 한도를 대폭 확대하고, 민간의 구독경제 확산 추이에 대응해 혁신제품을 ‘임차 또는 구독’ 할 수 있게 계약 방식을 다양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임기근 청장은 “현장에서 규제혁신을 피부로 느끼도록 하기 위해선 ‘속도감 있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달청은 102건의 혁신방안 과제 중 40건을 선조치하고, 남은 62건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계약법령 등의 개정을 서두르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뜨는 뉴스
그러면서 “조달청은 혁신방안 추진 상황을 조달현장 기업이 상세하게 알 수 있도록 안내와 교육,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앞으로도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뚫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조달현장의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혁파해 조달현장에 큰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