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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대물림 않겠다"…515억원 기부한 정문술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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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 창업
국민은행 이사회의장·KAIST 이사장 역임
KAIST에 515억 기부…"자신과의 약속"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515억원을 기부했던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12일 오후 9시 30분께 별세했다.


"부 대물림 않겠다"…515억원 기부한 정문술 회장 별세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515억원을 기부했던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 [이미지출처=한국과학기술원(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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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 전 회장이 향년 86세의 나이에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그는 2001년 KAIST에 300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2013년 다시 215억을 보태 바이오·뇌공학과와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을 설립하는 데 기여했다. 당시 개인의 고액 기부는 국내 최초였다. 카이스트 정문술 빌딩과 부인의 이름을 붙인 양분순 빌딩도 지었다.


고인은 2014년 기부금 약정식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과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약속 때문에 이번 기부를 결심했다"면서도 "하루에도 12번씩 마음이 변하더라. 나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기부는 개인적으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였으며, 또 한편으로는 미래를 개척하는 인생 여정에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소중한 기회여서 매우 기쁘다"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부인 양분순씨와 슬하에 2남 3녀가 있지만, 2남 3녀를 미래산업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38년 전북 임실군 강진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군 복무 중 5·16을 맞았고, 혁명군 인사·총무 담당 실무 멤버로 일하다 1962년 중앙정보부에 특채됐다. 직장을 다니면서 원광대 종교철학과를 다녔다. 1980년 5월 중정의 기조실 기획조정과장으로 있다가 실세로 바뀐 보안사에 의해 해직됐다.


사업을 준비하다 퇴직금을 사기당했는가 하면 어렵사리 설립한 풍전기공이란 금형업체도 대기업의 견제로 1년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고인은 저서 '왜 벌써 절망합니까'(1998)에서 당시 사채에 쫓겨 가족 동반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983년 벤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을 창업하며 달라졌다. 일본의 퇴역 엔지니어를 영입, 반도체 검사장비를 국산화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후 무인 검사장비의 개발에 도전했다가 벌어놓은 돈을 몽땅 날리는 고비를 겪기도 했지만 국산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반도체 장비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로 자리를 잡은 뒤 1999년 11월에 국내 최초로 미래산업을 나스닥에 상장해 '벤처 1세대'로 불렸다. 그러곤 2001년 "착한 기업을 만들어 달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국민은행 이사회의장·KAIST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아시아·태평양 자선가 48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과학기술에 대한 공로로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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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는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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