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넘게 뛰며 주가 200달러 돌파
월가 "아이폰 교체 수요 자극" 낙관론
애플 주가가 인공지능(AI) 서비스 공개 하루 만에 6% 넘게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에서 애플의 첫 AI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아이폰 교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이 반영됐다.
애플은 11일(현지시간) 오후 3시10분 뉴욕 주식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6.11% 오른 주당 204.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애플 주가가 2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날 장중 206.0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애플 시가총액은 3조1400억달러를 돌파해 3조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 같은 애플 주가 강세는 전날 개막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한 애플의 AI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전날 자사 첫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모든 기기에 인텔리전스를 적용하고, 운영체제인 iOS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또 오픈AI와 손잡고 자사 음성 비서인 시리에도 챗GPT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AI 경쟁 참전 선언에도 전날 애플 주가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에 1.91% 빠졌다. 하지만 하루 뒤인 이날 월가에서 애플의 AI 기능이 최신형 아이폰 교체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며 장중 6% 넘게 급등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AI 기능을 통해 가장 차별화된 소비자 디지털 에이전트로 강력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번 AI 기능은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해 기기 교체 주기를 가속화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애플 투자의견 '비중확대', 목표주가 216~270달러를 뒷받침 할 수년간 이어질 제품 교체의 정점에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원활히 구동되려면 아이폰15프로나 아이폰15프로맥스 이상의 사양이 요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올 가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6 교체 수요를 크게 자극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애플의 AI 서비스 발표가 "AI 이용이 가능한 똑똑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주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애플이 내놓은 AI 서비스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 역시 제기된다.
미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전날 시연한 이미지 검색, 이메일·메시지 작성 지원 등은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의 AI 도구가 제공하는 기능과 유사해 보인다"며 "애플의 AI 진화는 혁명이 아니다. 애플이 어떻게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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