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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초저출산에 가려진 임신부 유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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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유산아수 146만명
2022년엔 출생아수 절반 육박
고령 임신·직장 스트레스 원인
유산 위험 측정기 개발 주목

[논단]초저출산에 가려진 임신부 유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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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카이스트(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정책연구소에서 주최한 아이디어 공모전 최종 심사가 진행되었다. 공모전 주제는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과학기술의 활용’이었다. 총 270개의 아이디어가 응모되었으며 3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5개의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가장 눈에 띈 주제는 ‘유산율 감소를 위한 AI 기반 피부 부착형 유산 위험 측정 기기 개발’이었다.


아이디어 실현 방안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은 우리나라의 유산율이 지난 10년간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2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산아 수는 146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출생아 수가 23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6년치의 출생아 수를 넘는 수치이다. 문제는 유산아 수의 증가율이다. 2013년에는 출생아 수(43만6005명) 대비 유산아 수(16만4006명)가 37.5%였으나, 2022년에는 24만9000명 출산에 12만3000명 유산으로 49.4%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구구조변화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출산율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결혼을 장려하고, 아이를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잉태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세상에 나오게 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임신 여성 3명 중 1명이 유산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유산율을 절반으로만 떨어뜨려도 우리나라 출산율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산은 임신 20주 전에 태아가 사망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유산율 증가의 원인을 만혼으로 인한 고령 임신, 직장에서 겪는 신체적·심리적 스트레스 등을 지적하고 있다. 기후환경도 유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초산 연령은 32.6세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2~5세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최근 한 산부인과 전문의 연구팀에 따르면 불규칙한 근로시간 등 업무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유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초혼 연령을 앞당기고, 임신부를 위한 근로환경 개선 등에 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산모의 유산율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카이스트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제안된 ‘유산 위험 측정기 개발’은 신선하다. 피부 부착형 박막형 센서와 AI 기술을 활용해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료기관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산모와 태아의 주기적인 건강 상태 확인과 시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겠다는 발상이다. 임신 여성의 거주지가 수도권보다 지방일 때 유산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의료서비스 접근성 제고에서도 좋은 대안이다. 원격의료 등에 대한 쟁점은 남아 있으나 위험 요소의 신속한 발견과 경고만으로도 유산율 감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출산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는 산모 유산에 대한 문제를 간과했거나 소홀히 대해왔다. 과학기술계는 의료계와 연계해 유산율 감소를 위한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연구·개발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난임·불임 시술에 대한 지원처럼 유산 방지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어렵게 잉태된 아이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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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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