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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꽃 세 송이만 덩그러니…사망 훈련병 앞기수 수료식 "애도는 없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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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사병 바로 앞 기수인 아들 수료식"
"애도 분위기, 안내 없이 테이블만 있어"

육군 제12사단에서 얼차려(군기 훈련)를 받던 중 훈련병이 숨지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해당 훈련병의 앞 기수 수료식에선 애도도 나오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군기 훈련 중 훈련병 사망한 12사단 수료식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12사단 신병교육대에 훈련병 아들을 둔 아버지이며, 최근 훈련병 관련 커뮤니티인 '더 캠프'에 "(12사단 신교대) 수료식에 다녀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5월 29일 12사단 순직 사병 바로 앞 기수인 아들 수료식에 다녀온 것"이라고 설명하며 "애도의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 연병장 정면 을지문덕 동상 앞에 아무런 안내 문구도 없이 테이블 하나만 있었다"고 했다.


국화 꽃 세 송이만 덩그러니…사망 훈련병 앞기수 수료식 "애도는 없었다"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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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천국에서 영면을 기원하며 우리 부부가 준비해 간 국화꽃 한 송이씩 헌화하고, 아들 수료식 행사에 참석했다"며 "수료식 끝날 때까지 국화꽃 세 송이가 전부였다. 야속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순진한 후배 기수 사병들이 며칠 전 (훈련병이) 쓰러진 그 연병장으로 씩씩하게 군가를 부르며 입장하는 데 참석한 가족도 환호하고 손뼉을 쳤다. 물론 저도 그랬지만 순간 소름 돋았다"라며 "훈련병이 늠름해서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창피하고 부끄럽더라"고 토로했다.


또 "수료식 행사 내내 사단장, 대대장, 행사 진행자 누구의 입에서도 순직 사병을 애도하는 '애'자도 안 나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화 꽃 세 송이만 덩그러니…사망 훈련병 앞기수 수료식 "애도는 없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당 신교대 앞 기수 훈련병을 자녀로 뒀다는 A씨의 글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수료식 끝난 후 면회 외출 때 아들에게 다짐받았다. 절대 나서지 말라고, 아프고 힘들면 그냥 누워버리라고, 부당한 지시는 고발하라고"라며 "이게 아빠가 아들에게 명령하는 군 복무 신조"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12사단 신교대에선 훈련병 6명이 군기 훈련을 받던 중 한 명이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을 보이다 상태가 악화, 이틀 만인 지난 25일 끝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소속 부대 중대장 등은 훈련병들에게 완전 군장 상태로 1.5㎞를 걷게 하거나, 팔굽혀펴기를 하는 등 여러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군기 교육을 지시한 중대장 등 간부 2명에게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한 과실(업무상과실치사·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이 있다고 보고, 지난 28일 관할 경찰인 강원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첩한 상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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