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 더 많이 하는 한국 MZ
'정신건강' 부정적 응답도 더 많아
국내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생계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재정 압박을 느끼는 MZ세대들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 MZ세대들보다 향후 개인의 재정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최근 한국딜로이트그룹이 공개한 '딜로이트 2024 글로벌 MZ세대 서베이'에 따르면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40%, Z세대는 45%가 생계비가 최대 관심사라고 답했다.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40%, Z세대는 34%가 생계비를 최대 관심사로 꼽았다. 조사는 북미, 중남미, 서유럽,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지역 44개국 2만2841명의 MZ세대 응답자(밀레니얼 세대 8373명·Z세대 1만4468명)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 응답자는 밀레니얼세대 200명, Z세대 300명이다.
향후 개인 재정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 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세대 32%는 Z세대 30%는 재정적으로 불안하다고 답했다. '매달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라는 응답은 MZ세대 10명 중 약 6명(밀레니얼 세대 55%·Z세대 56%)에 달했다.
직장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로 인한 정신건강이 악화했다고 호소하는 MZ세대 직장인도 많았다. MZ세대의 직장 스트레스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줄어들기는 했으나 밀레니얼세대 35%와 Z세대 40%는 '항상 또는 대부분 스트레스를 느낀다'라고 답해 직장 스트레스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MZ세대의 경우 개인 재정 상황은 물론 전반적 경기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글로벌 MZ세대보다 낮았다. 앞으로 1년 안에 자신의 재정 상황이 현재보다 좋아질 것으로 답한 국내 MZ세대(밀레니얼세대가 18%·Z세대는 34%)는 글로벌 MZ세대의 응답비율(밀레니얼세대 40%·Z세대 48%)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았다. 경기 개선 전망에 대해서도 국내 밀레니얼세대는 12%, Z세대는 14%지만 글로벌의 경우 각각 31%, 32%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국내 MZ세대의 부정적인 응답이 높았다. 한국의 밀레니얼세대 29%, Z세대 32%만이 본인의 정신건강이 좋은 상태라고 답했다. 글로벌 밀레니얼세대 응답률은 56%, 글로벌 Z세대 응답률은 51%다.
직장 내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과도한 근무시간(MZ세대 51%), 인정받지 못하는 업무 공로(밀레니얼세대 53%·Z세대 51%), 공정하지 못한 결정(밀레니얼세대 50%·Z세대 49%) 등이 꼽혔다. 전체 응답자 중 44%는 업무 방식이나 장소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을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직원의 정신건강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지만 직장에서 정신건강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여전히 불편한 상황으로 인식된다"며 "10명 중 약 3명은 정신건강 문제를 이야기했을 때 관리자로부터 차별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관리자와의 관계는 의사나 심리치료사보다도 더 큰 영상을 미치기 때문에 심각하게 여겨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MZ세대가 요구하는 것은 조직 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 워라밸을 맞출 수 있는 유연한 업무환경,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직장 등 모든 근로자가 원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전략을 수정하는 노력을 한다면 직장 만족도가 높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