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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유사수신금지조항 효력규정 아닌 단속규정"…첫 명시적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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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수신행위법 제3조 해석, 하급심 엇갈려
형사처벌 무관하게 유사수신계약 자체는 '유효'

유사수신행위를 금지하는 법 규정은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이기 때문에 유사수신행위를 한 사람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과 관계없이 유사수신행위를 통해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대부업체 A사의 회생관리인이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 "유사수신금지조항 효력규정 아닌 단속규정"…첫 명시적 판단 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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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는 강행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에 불과해 사법상 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원심 판시 투자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해 수긍할 수 있고, 단속규정에 관한 해석, 민법 제103조 위반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A사는 부동산 투자업체를 표방하면서 허가 없이 투자금을 모으고 '돌려막기' 식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불법 영업을 했다. B씨는 2018년 6월 A사와 3000만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20% 이율로 6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1년 뒤 투자원금 3000만원과 배당금 580만원까지 모두 3580만원을 돌려받았다.


이런 불법 영업이 적발됨에 따라 A사를 운영하던 부부는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A사는 2021년 8월부터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A사의 회생관리인은 B씨를 상대로 투자원금 3000만원과 그에 대한 법정이율 연 5%에 따른 이자 150만8000원을 합산한 금액을 제외한 429만원을 부당이득으로 돌려달라며 2022년 9월 소송을 냈다. 유사수신행위가 불법이므로 투자 약정도 무효이고, 따라서 약정에 따라 얻은 배당금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에서 원고 측은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유사수신행위의 금지)가 효력규정이라고 주장했다. B씨가 A사와 체결한 투자계약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받은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1심 법원은 B씨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는 효력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 같은 판단의 근거로 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법은 은행법이나 증권거래법, 종합금융회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 변칙적인 금융회사의 설립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는데, 이러한 입법목적을 고려하면, 유사수신행위 자체가 그 사법상의 효력까지도 부인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현저히 반사회성을 지녔다고 보기 어려운 점 ▲유사수신행위법의 조항을 보더라도 유사수신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유사수신행위를 하는 자를 처벌할 뿐 유사수신행위의 상대방을 처벌하는 조항은 없는 점에 비춰 유사수신행위법이 유사수신행위의 결과에 의한 재화 또는 경제적 이익이 귀속되는 것을 방지할 목적이 그 입법의 취지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사회의 윤리적 비난이 아주 강해 그 자체로 반사회성을 띤다고 보기 어려운 점 ▲A사의 법인 목적에 관련 사업이 있었다면, 피고(B씨)는 A사가 자산을 매입하는데 투자하고 그 수익을 분배받기로 한 다음 투자를 했을 뿐, 그 같은 투자행위가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식했거나,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었다.


A사의 회생관리인은 항소했지만 2심 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원고 측은 항소심에서 '설사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가 효력규정이 아닌 단순한 단속규정에 해당돼 A사와 B씨가 체결한 투자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좌우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유사수신행위는 그 자체로 반사회성을 가질 뿐 아니라 연 20% 비율의 배당금은 당시의 금리에 비춰 현저히 고율이기 때문에 B씨와 같은 초기 투자자들은 이익을 향유하는 반면, 후속 투자자들은 그에 따른 피해를 감수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돼 법정이율 연 5%를 초과하는 비율로 계산한 배당금 부분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사의 회생관리인은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다.


최근 불법 금융업에 의한 피해가 늘고 있지만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두고 하급심 법원의 판단은 계속 엇갈렸다. 이에 관해 대법원이 명시적 판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소가가 5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소액사건이었지만, 법령 해석의 통일을 위해 쟁점에 대한 판단을 거쳐 구체적인 상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는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를 위반한 약정이 사법상 효력을 갖는지가 다퉈지고 있다"라며 이는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인데, 이에 관해 아직 대법원 판례가 없고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재판부는 앞선 대법원 판례를 원용해 "계약 등 법률행위의 당사자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거나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법규에서 이러한 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해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규정의 입법 배경과 취지, 보호법익과 규율 대상, 위반의 중대성, 당사자에게 법 규정을 위반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 규정 위반이 법률행위의 당사자나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위반행위에 대한 사회적·경제적·윤리적 가치평가, 이와 유사하거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에 대한 법의 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효력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는 효력규정 또는 강행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에 불과하므로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법상 효력을 가진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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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허가나 인가를 받지 않은 유사수신행위를 규제해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하려는 입법목적은 행정적 규제나 형사처벌을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는 점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이 무효이면 계약 상대방은 유사수신행위자에게 계약의 이행을 구하거나 그 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고, 계약 내용에 따라 유사수신행위자로부터 금원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그 금원을 유사수신행위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는데, 이는 계약 상대방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는지나 그 위법성에 대한 인식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결과이기 때문에 법 제3조를 효력규정으로 봐 일률적으로 법률행위를 무효로 볼 경우 오히려 선의의 거래 상대방이 불리하게 되는 점 ▲관계 법령이 정한 인가·허가를 받으면 적법하게 할 수 있게 허용된 행위라는 점에서 그 행위의 내용 자체만으로 현저히 반사회성, 반도덕성을 지닌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계약 자체의 사법상 효력을 인정할 것인가와 그 계약을 매개로 한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유사수신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사정 때문에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의 효력이 당연히 부정된다고 할 수는 없는 점 ▲유사수신행위법 위반행위는 사기 범행과 더불어 행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사기 범행 역시 형사처벌 대상으로서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행위보다 법정형이 더 높은데도 사기 범행으로 체결된 계약은 무효가 아닌 취소 대상일 뿐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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