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미국인들이 식료품 구매를 위해 빚까지 낸다고 20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어반 인스티튜트 연구에 따르면 많은 미국 가정이 지난해 식료품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저축을 깨거나 신용카드,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 할부, 급여 대출 등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산드라 마틴체크 어반 인스티튜트 수석연구원은 "가격 인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지만, 올해 미국 가구들은 여전히 작년보다 식료품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며 "이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필요인 식량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소득 외 유동성 자원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CNBC는 이 같은 결제 방법이 생명줄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재정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2021년부터 식품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지급했던 지원이 만료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작년 3월 취약계층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이 끝나며 인당 월평균 90달러(약 12만원)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조사 결과 전체 식료품 구매의 약 70%가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이 같은 결제 방법은 잔액을 전부 갚을 능력이 없는 소비자의 경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어반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연평균 이자율은 22.8%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식료품 구입에 신용카드를 사용한 성인의 33.4%는 요금을 전액 상환했지만, 20%는 최소 지불액만 냈다. 7.1%는 최소 지급액도 납부하지 못했다. 또 식료품을 구입할 때 선구매 후지불 프로그램을 이용한 성인의 37%는 제때 지불하지 못했다.
어반 인스티튜트는 SNAP나 기타 사회 안전망 지원 정책이 이 같은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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