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1년 기대 인플레 3.3%"
5개월 만에 최고치
美 금리 인하 좌우할 15일 CPI 지표 주목
미국 소비자들이 향후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예상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착수가 인플레이션 둔화에 달린 가운데 고물가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는 커진 것이다. 올 들어 뜨거운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는 15일 발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경우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욱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지난달 3.3%를 기록했다. 3월(3%)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3년 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종전 2.9%에서 2.8%로 하락했고, 5년 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같은 기간 2.6%에서 2.8%로 상승했다.
응답자들은 임대료, 식료품, 휘발유, 의료비 등 모든 부문에서 1년 후 가격 압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률 전망치는 3.3%로 지난 2022년 7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임대료 상승폭 전망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오른 9.1%로 집계됐다. 식료품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5.3%, 휘발유는 0.3%포인트 오른 4.8%, 의료비는 0.6%포인트 뛴 8.7%, 대학 등록금은 2.5%포인트 상승한 9%로 예상됐다.
앞서 미시간대도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5월 조사에서 1년 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5%로 나타나 전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반등은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과 전쟁 중인 통화당국 입장에서도 고심이 큰 부분이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가계·기업이 물가 상승에 대비해 물건을 미리 사고 이로 인해 실제 물가를 더 올리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이번 뉴욕 연은의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 결과는 오는 15일 공개될 4월 CPI 지표를 앞둔 시점에서 나와 특히 주목된다. 올 들어 CPI가 석 달 연속 시장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4월 지표가 전망치에만 부합하는 것으로 나와도 시장은 크게 안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4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가 전년 대비 3.6%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4월 CPI가 전문가 예상치를 또 다시 웃돌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욱 늦춰질 가능성이 커서다.
이날 Fed 2인자로 꼽히는 필립 제퍼슨 부의장도 "정책 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추가 증거를 계속 찾고 있다"며 "그 때까지 제약적인 수준에서 정책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4월부터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의 징후가 본격화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모건 스탠리는 "2024년 하반기부터 디스인플레이션과 함께 월별 (CPI) 수치가 둔화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한 지속적인 경로에 있다는, Fed가 필요로 하는 확신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Fed가 올해 9월, 11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