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가 바꿔준 '비계삼겹살'도 계산하라는 사장…이번엔 부산서 논란

부산 수영구 식당서 '비계 삼겹살' 논란
"다 계산하고 가라" 경찰 부른 식당주인

'비계 삼겹살' 논란이 이번에는 부산에서 불거졌다.

부산 수영구의 한 식당을 찾은 A씨의 부모님 상에 올라온 삼겹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계 때문에 경찰까지 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10일 8시 기준 조회수 17만6000회, 추천수 2800회를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윗 지방에 살고 있어 어버이날 기념으로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드렸다는 A씨는 "두 분께서 용돈으로 식사하러 부산 수영구의 한 고깃집을 방문하셨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아버지가 아무 생각 없이 고기를 불판 위에 올렸다가 비계가 많은 것을 보고 불판에서 내린 뒤 직원을 불렀다"며 "직원은 '불판에 올린 고기는 안 바꿔드린다'고 안내했지만 이후 새 고기를 내줬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가 공개한 삼겹살 사진을 보면, 요즘 논란인 '비계 삼겹살'과 별다른 바 없을 정도로 살코기는 적고 흰 비계가 잔뜩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비계의 비중이 80~90% 정도 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A씨의 부모님이 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에 난데없이 조금 전 직원이 치운 비계가 다시 올라왔다. 사장인 B씨가 "다 계산하고 가라"고 소리치며 비계가 많은 삼겹살까지 계산을 요구한 것이다. A씨는 "직원은 '죄송하다'며 비계가 많은 것 같다고 인정했는데, 사장은 직원 잘못이 아니라며 경찰을 불렀다"며 "변경이 안 되는 거면 처음부터 바꿔주지 말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 무안을 주자 아버지께서도 화가 나 언성이 높아지셨다"고 말했다.

가게에 경찰이 도착하자, B씨는 A씨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욕설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의 부모님이 가게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청했지만, B씨는 "오디오는 녹음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A씨는 "어버이날 기분 좋게 효도하려다가 낭패를 봤다"며 "요즘 외식비도 비싸고 돼지고기 비계 논란도 많은데, 부모님이 벌벌 떠시면서 제게 전화하셔서 참 화도 나고 씁쓸하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제 나가서 삼겹살 사 먹으면 안 되겠다", "언제부터 삼겹살이 비곗덩어리만 나오게 됐는지 모르겠다", "주인의 대응 방식이 문제가 있다", "비계 논란 터진 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런 집이 있네", "요즘 비계 삼겹살이 유행인가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구의 한 고깃집에서 손님상에 올라온 삼겹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편 최근 제주도의 한 유명 고깃집에서 '비계 삼겹살' 논란이 일자, 대구 등 전국 곳곳에서 "나도 비계 삼겹살을 받아봤다"는 인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제주 서귀포시는 관광지 주변 돼지고기 전문 음식점 70여곳 중 몇 곳을 대상으로 현장 전수조사를 벌였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위생 관련 부서에서는 음식점에 대한 지도·관리 권한이 있으므로 이런 문제가 없도록 내부적으로 홍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며 "우선 축산분야 지도·감독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