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배현진 저격 아냐"…녹취 공개엔 "소이부답"

李 "'정치 시작하지 않은 분들'이라고 했다"
裵 "진행자가 물었을 때 '아니오'했어야"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설과 관련해 자신이 비판한 인사는 배현진 의원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9일 이 의원은 국회에서 당선인 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언론 인터뷰에서 배 의원을 저격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답하면서 "그분이 초선 의원, 정치 신인인가"라고 되물었다. 전날 이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원내대표 불출마를 공개 촉구했던 당 인사 일부가 개인적으로는 출마를 요청했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이 정치인가, 또 정치 시작하지도 않은 분들이 그런 말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국회의원[사진출처=이철규 국회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자신이 인터뷰에서 '정치 시작하지도 않은 분들'이라고 한 표현은 초선 당선인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선인 배 의원을 두고 한 발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진행자가 '혹시 배현진 의원을 말씀하시는 거냐'고 묻자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면서 "제 말에서 추측이 가능하실 것", "(그런) 당선자가 있었다"라고만 말해 논란을 낳았다.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당내 인사로는 배 의원과 윤상현·안철수 의원, 박정훈 당선인 등이 있었다.

이 의원이 구체적인 의원 이름을 밝히지 않자 이 의원의 발언은 같은 '친윤'(친윤석열) 그룹이자 자신의 불출마를 촉구한 배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줄줄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배 의원은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자신이 이 의원의 출마를 만류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9일 오후 배현진 의원이 SNS에 올린 게시물[이미지출처=배 의원 페이스북 캡처]

8일 배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철규 의원, 이분 참 힘드네요. 그렇게 오랫동안 여러 차례 참아주고 대신 욕 먹어줘도 반성이 없으시니, 어찌하나 도리가 없다"며 "이철규 의원에게 제가 전화로는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놓고 페이스북에 딴소리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절대"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배 의원은 "이철규 의원은 베테랑 정보 형사 출신"이라며 "저런 식의 애매모호한 대답이 어떤 오해를 낳고 기사를 생산시킬지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다. 저를 포함한 출마를 반대한 모두에게 난사의 복수전을 꿈꾼 건가"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의 통화 녹취 공개에 대해 이 의원은 "소이부답(笑而不答·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이라며 "할 말이 없다", "말을 섞을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배 의원은 SNS에 새 게시물을 올려 "이런 말씀은 라디오에서 진행자가 '배현진 의원이냐' 물었을 때 그 즉시 '아니오' 했어야 한다"며 "다 들통나니 이제 와서 '배현진은 아니었다'며 또 누구 힘없는 초선 당선인에게 비겁한 화살을 돌리냐"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