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방법 등 안내한 메일 와
휴일에도 공지해 스트레스 호소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회사 대표 딸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사내 공지문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탕비실에서 주제곡 크게 틀고 휴일에도 투표 독려 안내…스트레스"
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한 회사의 사내 공지와 'Mnet '아이-랜드2:N/a'(아이랜드2) 갑질 사건'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이 공유되고 있다.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는 누리꾼은 회사 총무부에서 '임직원 긴급공지'라는 제목으로 보낸 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메일에는 "A 대표님의 장녀 B양이 Mnet에서 방영 중인 WAKEONE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2'에 출연 중"이라며 "임직원분들께서는 B양의 원활한 방송 진행을 위해 오디션 투표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적혀있었다.
이를 공개한 누리꾼은 "회사 탕비실에 홍보랍시고 저 프로그램 주제곡 크게 틀어 놓는 거 근무 중에 너무 거슬린다"며 "직원들 다 저것 때문에 말 많고 휴일에도 심지어 같은 내용 메일이 계속 왔다. 남의 가족 일 하나도 안 궁금한데 계속 오는 거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5일 어린이날에 온 메일도 공개했다.
애플리케이션 다운 방법과 투표 방법까지 안내…누리꾼 "갑질 vs "재미 삼아" 갑론을박
또 다른 회사에서도 비슷한 공지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른 회사 관리부가 지난 3일 낸 공지에는 "모 대리점 사장의 자녀 C양이 Mnet에서 진행하는 아이랜드2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며 "임직원분들께서는 C양의 데뷔를 위해 오디션 투표 참여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공지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려졌다. 투표일이 공지를 낸 당일부터 오는 12일까지로 관리부 측은 "1일 1회 투표 꼭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Mnet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뒤 회원가입 후 투표에 참여하는 방법 등을 자세히 안내했다.
이 같은 사내 공지가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사내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표나 사장이라는 위치를 이용해서 직원들을 사적인 일에 끌어들이다니", "개인적인 부탁도 아니고 공지는 선 넘었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미 삼아 투표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나", "여기서 평소 행실이 드러난다. 평소에 좋은 사람이었으면 기쁜 마음으로 투표할 듯"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한편 '아이랜드2'는 빅뱅·2NE1·블랙핑크 등의 프로듀서로 알려진 테디가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Mnet의 새 걸그룹 제작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18일 첫 방송 됐다. 작년 시즌 1에서는 보이그룹 엔하이픈을 배출했다. 24명의 참가자 중에 투표 등을 통해 데뷔 조에 드는 12인이 결정된다. 투표만으로 합격자가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데뷔 조 합류의 결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오는 10일 방송되는 4화에서 첫 탈락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고됐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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