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도동 '상도 스타리움 지주택'
조합장 성과급 아파트 한 채 안건으로 상정
조합원 의견 갈리는 가운데 결정 관심
서울 동작구 최대 규모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장에서 조합장 성과급으로 아파트 한 채를 지급하자는 총회 안건이 올라와, 조합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작구 상도동 ‘상도 스타리움 지주택’은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총회에 ‘조합장 성과급 지급 의결 건’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조합장 성과급으로는 전용면적 84㎡의 아파트 한 채가 제시됐다. 이 단지의 전용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는 11억~13억원대로 추산된다.
이 단지는 지역 주민이 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용지를 매입하고 아파트를 짓는 지주택 방식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일반분양 없이 조합원 분담금으로만 사업을 진행한다. 지주택은 조합이 아파트 부지를 직접 확보해야 해 토지 확보가 사업 성공의 관건으로 꼽힌다.
일부 조합원은 조합장이 토지 소유권 확보를 위한 매도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사업을 착공 단계까지 끌고 간 점 등을 이유로 성과급 지급에 찬성하고 있다. A 조합원은 “주변 지주택을 보면 사업이 무산된 사례가 적지 않은데, 착공까지 이끈 성과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상도동 182-13일대에 들어서는 상도 스타리움은 지하 5층~지상 35층 아파트가 2002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동작구에서 추진 중인 지주택 사업장 중 공급 규모가 가장 크다. 시공사는 GS건설이 맡았다. 2020년 4월 조합을 설립해 2022년 2월 사업계획승인이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말부터는 공사가 시작됐다. 입주 예정 시기는 2028년이다.
조합장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준공·입주까지 4년 이상 남은 시점에 성급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B 조합원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조합원 추가 분담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조합 해산 단계에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C 조합원은 “조합장은 이미 급여로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면서 “성과급은 추가 분담금 증감에 따라 차등화하는 등의 방안이 미리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한 채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D 조합원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라며 “아파트 한 채가 성과급으로 적절한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사업장의 조합장 성과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2년에도 조합 집행부에 대한 성과급 지급이 안건으로 올라왔으나 조합원 반대에 부딪혀 부결된 바 있다. 조합장은 당시 공지를 통해 “ 부결 시 향후 성과급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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