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환당국이 29일 급격한 엔·달러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해 5조5000억엔(약 48조4000억원)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30일 주요 외신은 일본은행이 공표한 당좌예금잔고를 토대로 "일본 관리들이 어제 엔화 지지를 위해 5조5000억엔을 썼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 한때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선을 넘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달러당 159엔대에서 155엔대로 4엔 넘게 급락했으며 또 157엔대까지 올랐다가 154엔대 후반까지 2엔 넘게 하락했다.
이에 시장에선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이 확산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엔화 매수 개입을 하면 민간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으로부터 엔이 국고로 이동해 당좌예금이 감소한다.
이 외신은 이를 계산해 일본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계산했다.
하지만 일본 외환당국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방송에 따르면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환율의) 과도한 변동이 투기에 의해 발생하면 국민 생활에 악영향을 준다"며 "국제 규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을 단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다"며 전날과 같이 답하지 않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이날 이런 내용의 질문을 받았지만 "외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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