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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이야기]물·불과의 전쟁터 ‘해군 방수훈련’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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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3함대 화재·방수훈련장 체험기
함정 피격땐 생존 보장 위해 필수 훈련

천안함이 서해 해상에서 피격된 지 14년이 지났다.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쯤 백령도 연화리 서남방 2.5㎞ 해상에서 피격됐다.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선체가 두 동강으로 절단됐다. 함미는 불과 5분 만에 침몰했다. 정부는 2016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공표했다. 이날은 천안함 피격을 비롯해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 연평도 포격전(2010년 11월 23일)으로 희생된 서해수호 55 영웅과 참전 장병의 공헌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서해 수호의 날을 맞아 해상 수호의 의지를 보기 위해 지난 3월 25일 목포에 위치한 해군 3함대를 찾았다.


[군사이야기]물·불과의 전쟁터 ‘해군 방수훈련’ 현장 불길을 점화하자 불길은 높이 3m까지 치솟았다. 열기는 5m밖에 서 있는 기자의 얼굴을 때렸다. (사진제공=해군 3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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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이야기]물·불과의 전쟁터 ‘해군 방수훈련’ 현장 화재훈련을 위해 소방복, 장화, 양압식호흡기, 헬멧까지 착용했는데 무게만 30㎏가 넘었다. (사진제공=해군 3함대)


3함대 맞은 편에 있는 목포여객터미널이 눈에 들어왔다. 불과 몇백m도 되지 않아 보였다. 부대 관계자는 “장병들은 목포대교가 생기기 전에 목포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부대로 이동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부대 끝자락에 도착하자 뱃머리 부분인 함수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함수에는 숫자 3이 선명했다. 3함대를 의미한다. 맞은편 건물인 손상통제훈련장에 들어서자 마치 함정 내부에 온 것처럼 착각했다. 함정에서 사용하는 미끄럼 방지용 페이트와 문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다.


손상통제훈련장은 크게 화재훈련장과 방수훈련장으로 나뉜다. 물·불과의 전쟁터다. 1층 화재훈련장은 가로와 세로가 10m 길이 크기다. 가운데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해 불을 지폈다. 가정용 가스레인지와 같은 방식이다. 점화하자 불길이 3m까지 치솟았다. 열기는 5m 떨어져 있는 기자의 얼굴을 때렸다. 이곳은 50~70명의 장병이 훈련하는 곳으로 대형화재 진압 훈련을 했다.


불길로 뛰어들었다. 소방복, 장화, 양압식호흡기, 헬멧까지 착용했다. 무게만 30㎏이 넘었다. 두꺼운 소방복은 몸을 꽉 조여왔다. 움직임은 부자연스러웠다. 부대 관계자는 “장병들은 골든타임인 5분 안에 소방복을 모두 착용해야 한다”면서 “장비 무게로 인해 행동의 30%만 가능하기 때문에 반복 훈련으로 익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독면에 산소를 불어 넣으니 숨을 들이쉴 때마다 공기 소리가 거칠게 들려왔다. 2층 가상 조리실에 불길이 솟아올랐다. 호스를 들고 불길로 전진했다. 호스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자 수압 때문에 몸이 절로 뒤로 밀렸다. 약한 불이라 생각했지만, 열기는 방화복을 뚫고 들어왔다. 호스를 위아래로 흔들며 뿌렸다. 화재로 인해 발생하는 검은 매연이 늘어나면 노즐 부분을 상하로 흔들어 제압해야 했다.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10여분 지났을까 불길은 잦아들었다. 열기도 열기지만, 온몸에 힘을 주다 보니 금세 땀범벅이 됐다.


[군사이야기]물·불과의 전쟁터 ‘해군 방수훈련’ 현장 가로, 세로 5m 크기의 공간에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30초만에 물을 무릎까지 끌어올렸다. (사진제공=해군 3함대)
[군사이야기]물·불과의 전쟁터 ‘해군 방수훈련’ 현장 물바다에 안경도 쓸수 없어 손끝으로 의지해 파이프에서 새어나오는 물줄기를 하나하나 막았다. (사진제공=해군 3함대)


화재를 진압하자 부대 관계자는 “이제 물과의 전쟁”이라며 기자를 지하로 안내했다. 훈련장은 발전기가 위치한 함정의 보기실을 그대로 묘사했다. 3층 높이로 화재진압훈련부터 방수 훈련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 함정이 적의 어뢰로 격침되면 순식간에 다양한 위험 상황이 발생한다. 화재와 침수가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 이때 먼저 진압해야 하는 것은 화재다. 침수는 함정이 기술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불길이 번지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때문이다.


지하 바닥에는 물이 흥건했다. 고된 훈련이 이뤄지는 곳임을 짐작게 했다. 훈련이 시작되자 가로, 세로 5m 크기의 공간에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쏟아진 물은 30초 만에 무릎까지 차올랐다. 장화 안으로 차가운 물이 차오르자 발가락은 얼어붙고, 몸은 둔해졌다. 배까지 요동쳤다. 좌우로 최대 15도까지 흔들리는 배로 인해 몸을 통제할 수 없었다. 쏟아지는 물줄기를 막아야 했다. 피격으로 금이 간 파이프를 고무판으로 감쌌다. 원형 철을 덧씌워 나사로 조였다.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암흑이 됐다. 정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손에 쥐고 있던 나사와 드라이버를 떨어뜨렸다. 물은 허리까지 올라왔고 마음만 다급해졌다. 실수는 이어졌다. 물바다에 안경도 쓸 수 없어 손끝으로 의지해 파이프에서 새어 나오는 물을 하나하나 막기 시작했다. 훈련이 끝났지만 얼어붙은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순식간에 긴장감이 풀려 두 다리에 힘이 빠졌다. 물에 젖은 군복과 장화로 몸은 천근만근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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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교관인 최욱성 상사는 “피격 상황에서는 자기 임무를 100% 발휘해줘야 배가 침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물과 불에 대한 공포를 없애기 위해서는 반복 훈련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사이야기]물·불과의 전쟁터 ‘해군 방수훈련’ 현장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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