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논평 없이 지난 21일 논평 되풀이
"진정한 반성, 행동으로 보여야" 촉구
일본 여야 국회의원 94명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서 집단 참배를 한 것에 대해 외교부가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지난 4월21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자 논평을 내고 "깊은 실망과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외교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했다"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에는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고 지난주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과거 전례를 고려해서 정부 입장을 정했다"며 "한일 간 역사 문제는 일본 측 동향을 계속 주시하면서 그에 따라 우리 대응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이 모임 의원들은 춘계·추계 예대제 때마다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한다. 특히 이날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도 참배했다. 각료 중에서는 지난 21일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에 이어 두 번째다.
2021년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해 오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 제국주의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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