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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트렌드 2024]도파민 중독 숏폼 차단…‘디지털 디톡스’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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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청자 뷰 80% 이상
1분이내 짧은 영상 쇼츠서 발생
자극적 재미 손안에 있는 세상
‘도파밍 트렌드’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사용 금지 카페 등
도파민 디톡스 챌린지 확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파편화

[최지혜의 트렌드 2024]도파민 중독 숏폼 차단…‘디지털 디톡스’ 뜬다 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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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덴스’(Homo Ludens·놀이하는 인간)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인간은 재미를 좇는 존재다. 놀고자 하는 욕망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의 재미 추구 행동은 과거와는 종류나 깊이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 사람들이 더 다양한 활동에서 재미를 추구하며 재미와 한시도 떨어지길 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소비행태’를 일컬어 ‘도파밍’(도파민+파밍) 트렌드라 명명한다.

‘도파밍’은 도파민의 오타가 아니다. ‘도파민’과 ‘파밍(farming)’을 결합한 말이다. ‘도파민’은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을 의미하고, ‘파밍’이란 게임 용어로서 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농작물을 수확하듯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도파밍’은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도파민이 분출될 수 있는 행동이라면 다양한 시도를 마다치 않는 노력을 뜻한다.


숏폼콘텐츠의 성장은 도파밍 트렌드의 대표적인 사례다. 예컨대 예전에는 일요일 저녁 온 가족이 TV 앞에 둘러앉아 시청하는 ‘개그콘서트’가 유일하게 재미있는 콘텐츠였다. 반면 요즘은 각종 플랫폼에 각종 재미있는 콘텐츠가 차고 넘친다. 이런 콘텐츠의 길이는 계속 짧아진다. 15초 내외의 짧은 길이로 큰 성공을 거둔 틱톡은 물론 기존의 대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도 릴스와 쇼츠를 선보이며 짧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우리의 시간 ‘1분 1초’를 가져가고 있다.

글로벌 크리에이터 전문 기업 콜랩아시아에 따르면 2020년 유튜브가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인 쇼츠를 선보인 이후 2023년 1월 기준으로 유튜브 시청자 뷰의 약 80% 이상이 쇼츠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유튜브 쇼츠’ 출시 이후 한 시청자가 60초 분량의 쇼츠를 10번 이상 보는 빈도가 약 10분 길이의 유튜브 영상 1편을 시청하는 경우보다 급격히 늘었다. 자극적인 재미를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됐다는 뜻이다.

[최지혜의 트렌드 2024]도파민 중독 숏폼 차단…‘디지털 디톡스’ 뜬다

콘텐츠뿐만이 아니다. 최근 맵도르핀(매운맛+엔도르핀), 맵파민(매운맛+도파민) 같은 신조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점점 더 매운맛을 찾으면서 레벨을 높이는 재미를 추구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편의점 CU의 매운맛 상품 매출신장률(전년 대비)을 보면 2021년 15.6%에서 2022년 21.3%, 2023년 2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GS25가 판매하는 상품 중 이름에 ‘매운’ ‘핫’ ‘스파이시’가 들어간 제품의 매출은 2023년 1분기 38.2%(전년 동기 대비), 2024년 1분기 26.5%로 각각 늘어났다.

흥미로운 점은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도파밍 트렌드가 등장하는 것과 더불어 한 편에서는 도파민 디톡스 혹은 도파민 단식 열풍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한 트렌드가 등장했을 때 이러한 흐름에 반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이를 반트렌드라고 부른다. 주목할 점은 기존의 반트렌드는 소수의 문화로 여겨졌다면 도파밍과 반도파밍(도파민 디톡스)은 거의 동등한 수준에서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반트렌드로서 도파민 디톡스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도파민 디톡스 챌린지가 유행이다.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자신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량을 공유하는 ‘스크린 타임’ 챌린지가 등장했다. 휴대폰을 넣어두면 일정 시간 동안 잠금이 설정되어 중간에 열지 못하는 보관 케이스와 같은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화, 휴대폰 사용 등을 금지하는 무음(無音) 정책을 고수하는 공간도 등장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욕망의 북카페’는 이용 시작 전 휴대전화를 반납하는 콘셉트로 유명해졌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도 사용금지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카페 ‘침묵’은 대화 금지를 넘어 ‘무소음의 공간’을 지향한다. 카페 이용 안내서에는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달라’는 문구와 ‘주문, 계산을 제외하고는 귓속말을 포함한 대화를 할 수 없다’ ‘말을 하기 어렵거나 말을 하기 싫은 사람은 안내서 맨 뒤 포스트잇을 이용해 주문할 수 있다’ 등의 당부 사항이 적혀 있다. 이러한 공간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이색 ‘힐링 공간’으로 주목받으면서 일부 매장은 대기가 필요한 정도라고 한다.


기업도 디지털 디톡스를 주제로 한 콘텐츠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부터 T팩토리에서 스마트폰을 제출하고 전시를 즐기는 도파민 디톡스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따로 보관한 뒤 찜질방 콘셉트의 전시 공간에서 도파민 중독 지수를 점검하고 독서와 명상 등의 활동을 즐기는 방식이다.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저용량 요금제를 제공하는 알뜰폰 통신사도 있다. 핀다이렉트의 경우 2022년부터 ‘디지털 디톡스’ 요금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디지털 디톡스 3GB 챌린지’ 요금제의 경우 월 6900원에 데이터 3GB, 통화 30분과 문자 30건 등 필수적인 양만 제공한다.


트렌드와 반트렌드가 동시에 나타나는 건 그만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파편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선택이 공통적인 큰 흐름을 따르던 시대에서 다양한 가치관과 소비스타일이 공존하는 트렌드 파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기업들은 큰 흐름을 파악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이제 브랜드는 파편화된 트렌드 속에서 "우리"의 소비자를 찾고 그들에게 집중해야 하는 ‘선택’의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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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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