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 '자비스' 현실화하나
젠슨 황·샘 올트먼 "5년 내" 전망보다 빨라
'AGI(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다양한 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인공지능(AI)은 특정작업에 특화, 전문화돼 다른 작업에는 적응할 수 없다. 그러나 AGI는 다양한 작업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특정 문제뿐 아니라 주어진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 '강 인공지능', '인공일반지능' 또는 '범용인공지능'이라고도 한다.
AGI는 AI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다. 인간 수준 이상의 지능을 갖춘 기계 개발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사람과 유사한 학습 능력, 추론 능력, 문제해결 능력, 창의성 등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한 인공지능 시스템 '자비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알아서 내 일정을 조율하고 사람처럼 조언도 하는 차세대 인공지능(AI)이라고 보면 된다. 즉, AGI가 개발돼 보편화되면 개인당 한명의 비서가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AGI가 실제 개발될 경우에 대한 논란도 한창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는 "AGI의 상용화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며, 그에 따른 위험도 크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으로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한 킬러 로봇의 형태로 실현될 수 있어 인류의 생존에 현실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와 일론 머스크 등도 AGI의 출현이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로 인해 인류를 대체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반면, AGI의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앤드류 응 교수와 워싱턴대학의 최예진 교수는 AI가 인간의 상식을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데이터 부족 등 현실적 제약으로 AGI 개발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AGI 기술의 위험성과 이에 따른 통제 필요성은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위험을 예방·통제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AGI 간의 '정렬(alignment)'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따라서 AI 규제에 대한 논의, 법안 제정과 함께 독립적인 감독기구 설치 등도 추진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년에 AGI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머스크는 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진행한 노르웨이 국부펀드 CEO 니콜라이 탕겐과의 인터뷰에서 "AGI를 가장 똑똑한(smart)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로 정의한다면 아마도 내년에, 예를 들어 2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아마도(probably)', '생각한다(think)'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구체적인 증거 등에 대한 제시는 없었지만, 머스크 역시 AI 스타트업 xAI를 통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주목된다.
그의 전망은 "5년 이내에 인간과 같은 수준의 AGI가 등장할 것"이라는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의 전망을 크게 앞선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도 향후 4∼5년 이내에 AGI가 구축될 것으로 봤다.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AGI 과학자인 셰인 레그는 2028년까지 AGI 개발 가능성을 50%로 예상했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이보다 빠른 2∼3년 이내에 사람이 인간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AI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AI 4대 천왕'으로 꼽히는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는 "인간 수준의 AI가 언젠가는 나오겠지만 3, 5년 안에는 안 나올 것"이라며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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