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 일정을 잡았다고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8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승리를 위해서는 라파에 진입해 테러 부대를 제거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날짜 언급 없이 "이 작전은 반드시 실행할 것이다. 우리는 날짜도 잡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카이로에서 진행된 휴전 협상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최우선 과제인 인질 석방과 완전한 승리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이스라엘 우파 연정 내 대표적 극우성향인 이마타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총리가 하마스 격퇴를 위한 대규모 라파 공세 없이 전쟁을 끝내고자 한다면 그는 총리직을 계속할 권한이 없다"고 반발한 직후 나와 눈길을 끈다.
현재 연정 내 극우세력들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남부에서 작전 중이던 지상군 병력 대다수를 철수한 것을 문제로 삼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 이겨 라파 지상전을 포기한다면 연정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압박한 셈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을 도운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역시 지상군 철수에 반발하며 총리에게 안보 내각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이스라엘과 접경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는 하마스 지도부 등이 은신해있는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진다. 약 15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자칫 라파에서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엄청난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세는 "레드라인"이 될 것이며 민간인 보호 조치를 위해 대이스라엘 정책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었다.
한편 중동발 확전 우려 속에 카이로에서는 휴전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이스라엘측의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육군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133명의 안전한 송환을 두고 하마스와의 협상이 "중요 지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하마스측 관계자는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일축했다. 양측 협상팀은 이틀 후 재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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