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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인사건에 '성적 흥분' 글 올린 日판사, 결국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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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표현의 자유 허용 범위 넘었다"

일본의 한 고등법원 판사가 엑스(X·옛 트위터)에 살인사건 유족 모함과 같은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결국 파면됐다. 일본에서 판사가 파면 된 것은 약 11년 만이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국회 재판관 탄핵 재판소는 3일 부적절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로 탄핵 소추된 오카구치 기이치 판사를 파면한다고 판결했다. 오카구치 판사는 판결에 불복할 수 없으며 최저 5년간은 법조인으로 활동하지 못한다.


재판부는 오카구치 판사가 올린 여러 글이 "현저한 비행"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한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항의받은 뒤에도 SNS에 글을 지속해서 올린 행위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허용하는 범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고생 살인사건에 '성적 흥분' 글 올린 日판사, 결국 파면 오카구치 기이치 판사(앞줄 오른쪽)가 3일 도쿄 재판관 탄핵재판소에 들어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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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카구치 판사는 2017년 도쿄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 사건에 대해 '목이 졸려 괴로워하는 모습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남성', '무참하게도 살해돼 버린 17세 여성' 등의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직후 그는 "사형이라고 생각했지만, 무기징역이어서 양형이 이상하다고 판단해 소개했다"고 해명했다.


다음 해에도 그가 SNS에 올린 글은 문제가 됐다. 오카구치 판사는 2018년 공원에 방치된 개를 주워 기른 사람과 원래 주인 사이에 벌어진 민사소송에 대해 "뭐? 당신? 이 개를 버린 거잖아"라는 글을 썼다. 이에 원고 여성은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법원에 강하게 항의했다. 도쿄 고법 또한 "법관으로서 판결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야유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해 당사자를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상처를 줬다"며 오카구치 재판관에 대한 제재 결정을 내렸다.


일본에서 재판으로 판사가 파면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오사카지방재판소 판사보(10년 미만 판사)가 지하철 내에서 여성 승객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하다 적발돼 탄핵재판소로부터 파면 판결을 받았다. 이 밖에도 재판소 여직원에 대한 스토킹, 미성년자 성매매 등 성범죄를 저지른 판사들이 각각 2008년, 2001년 파면됐다.



오카구치 판사가 탄핵되면서 태평양전쟁 이후 일본에서 파면된 판사 수는 8명으로 늘었다. 다만 SNS에 글을 올리는 표현 행위를 이유로 판사에 대해 파면 결정이 내려진 것은 최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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