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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 불리할까봐 증거 동의”… ‘변호인 조력권’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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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믿고 말하겠나”
자문서 공개에 의견 분분

“변호인 조력권 보장 위해
비밀유지권 법제화 필요”

"변호사님, 금감원 대응 의견서 부탁드립니다" (카카오 사내 변호사)

"네, 원론적인 내용 말씀이신 거죠?" (대형로펌 변호사)


지난달 29일 서울남부지법 법정에서 공개된 카카오 측과 로펌 변호사 간 카카오톡 대화에는 금융감독원 특사경 수사를 앞둔 카카오의 내부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SM엔터 시세조종 관련 재판에서 검찰은 이 대화를 공개하며 이미 시세조종 행위를 저지른 뒤 수사에 대비해 상황을 짜 맞추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형사 사건을 넘어 자문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의뢰인들이 상담 내용 유출을 우려해 결과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되는 것 아닌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로펌-의뢰인’ 간 자문서 공개


“재판에 불리할까봐 증거 동의”… ‘변호인 조력권’ 위축 우려 [이미지출처=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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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판에서는 카카오가 접촉했던 복수의 대형로펌이 실명으로, 각각으로부터 받은 자료들과 함께 공개됐다. 검찰 측은 카카오가 B 로펌에서 받은 자문서를 보여주며 “하이브의 (SM엔터 주식) 공개매수 실패 유도 방안으로 장내 매입을 통한 주가부양을 얘기하고 있다”며 시세조종 행위가 계획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B 로펌 소속 변호사들 간 이메일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B 로펌 대표변호사가 소속 변호사들에게 “C 로펌이 SM, 하이브를 모두 대리하는 것 같다. D 로펌은 SM, E로펌은 이수만, F 로펌은 카카오를 도와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구도를 우리에게 가장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보라”는 내용이다.


배 전 대표 측 변호인은 해당 이메일을 공개하며 “(B 로펌이) 카카오에서 요청하지도 않은 (SM엔터 장내 매집 관련) 사안을 자문해 준 배경”이라며 “카카오는 관련해 수임 제안 프리젠테이션(PT)을 보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로펌의 자문 의견일 뿐, 카카오 측에서 먼저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 유도 방안을 요구하거나 계획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누가 믿고 말하겠나’ 자문 위축 우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판에서 공개된 자문서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범행 동기 등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면 변호사와 관련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법정에서 증거로 거론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의뢰인과 변호인 간 오간 자문 관련 문서와 업무상 대화는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재판에 불리할까봐 증거 동의”… ‘변호인 조력권’ 위축 우려 [이미지출처=법률신문]

수사기관이 로펌이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변호사의 자문서와 카카오톡 대화까지 증거로 채택해 재판에서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 한 대형로펌의 형사분야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으면 재판부에 사실을 숨긴다는 인상을 줘 불리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아무리 변호사와 나눈 자문서라도 가능하면 증거 채택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변호인 조력권이 무력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변호인 조력권을 보장하기 위해 ‘변호인-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 현행 변호사법은 전·현직 변호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변호사의 비밀유지 의무’를 규정(제26조)할 뿐, 변호사가 의뢰인과 나눈 대화 내용 또는 자료의 공개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는 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 영국, 독일 등은 ACP를 법제화하고 있다.


“법률자문 비공개할 수도” 판례 나와


법원에서는 최근 ACP 권리를 인정한 취지의 하급심 판례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서울남부지법은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압수수색 처분에 불복해 낸 준항고 신청을 인부 인용하며 “변호인의 조력을 충분히 받기 위해서는 비밀보장이라는 신뢰가 전제돼야 하고 법률 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이뤄진 의사 교환에 대해 변호인 등이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며 “압수 물품 중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수신인 또는 발신인인 메시지나 전자메일, 변호사가 작성한 문서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초동의 한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보안을 이유로 자료를 외부 서버에 두는 등 부대 비용이 발생하면 결국 의뢰인의 비용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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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경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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