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인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공공임대주택이 건설된다.
인천시는 3일 동구, 인천도시공사(iH)와 괭이부리마을 쪽방촌 개선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정비가 시급한 괭이부리마을에 50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현재 거주 중인 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울 계획이다.
임대주택 사업비는 인천시가 부담하고, 동구는 정비사업 시행자로서 공원 등 기반시설 사업비를 부담한다. iH는 사업대행자로서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올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위한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밟고 내년 보상·설계를 거쳐 착공한 뒤 2026년 말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괭이부리마을 사업을 시작으로 시내 쪽방촌 밀집지역 등 주거 취약지역 환경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괭이부리마을은 김중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30년대 만석동 앞바다를 메워 공장을 세우면서 노동자들의 숙소가 들어섰고 한국전쟁 때는 피난민의 정착지로, 산업화 시기에는 일자리를 찾아 각지에서 모여든 이주민 정착지로 역할을 했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이며 한국 근대 생활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지만, 최근 원주민들이 마을을 떠나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건축물 노후화에 따른 붕괴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다.
괭이부리마을은 2021년 국토교통부 공모를 통해 주거재생특화형 뉴딜사업이 추진됐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또 정비가 시급한 지역으로 구역을 축소해 공기업의 참여를 유도했으나 사업성이 낮아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인천시 시정혁신단은 혁신과제로 선정해 힘을 실었고, 임대주택 사업비를 시가 부담하기로 하면서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이번에 인천시와 동구, iH가 뜻을 하나로 모으면서 괭이부리마을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