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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 국가에 의존하지 마라" 도쿄일렉트론 사장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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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만 투자 이어갈 때 日은 줄여"
기술력 강화·투자 지속·인재 확보 강조

"반도체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해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고맙다. 다만 기업이 나라의 지원에 의지하지 않도록 전략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1980년대 반도체 최강국이었던 일본이 반도체 패권을 되찾기 위한 대대적인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자국에 유치한 데 이어 자체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기술력을 모은 대기업 라피더스를 만들었다. 패권 경쟁 선두에 서 있는 미국과도 손잡고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투자, 국가에 의존하지 마라" 도쿄일렉트론 사장의 경고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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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의 가와이 도시키 사장은 반도체 기업의 국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정부의 지원에 무조건 기댔다가는 40여년 전처럼 기업이 자체 투자를 하지 못하고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가와이 사장은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는 기술혁신이 빠르고 시장변화가 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에는 지속성이 중요한데, 1년이라도 멈추면 약점이 된다. 그 차이가 해외, 특히 아시아 기업과 비교해 크지 않았나"며 "(기술 개발에 대비해) 항상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와이 사장은 일본이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발휘했다가 서서히 쇠락하게 된 1980년대에 직접 영업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이를 깨달았다. 그는 "당시 나는 영업 담당이었고 대만, 한국 고객들에게서 여러 수주 받았다"며 "일본 기업이 투자하지 못할 때 아시아 고객들이 계속 투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반도체 시장이 크게 침체한 시기에 일본 종합전기 업체들은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인 반면 해외 기업은 오히려 투자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투자, 국가에 의존하지 마라" 도쿄일렉트론 사장의 경고 가와이 도시키 일본 도쿄일렉트론 사장(사진출처=도쿄일렉트론 홈페이지)

일본 정부는 향후 3년간 반도체 산업 투자를 위해 4조엔(약 35조6000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가와이 사장은 "반도체가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을 제대로 전할 수 있는 공급망이 있어야 한다"면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업계 일원으로서 매우 고맙다. 정부의 지원이 마중물이 돼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투자를 만들고 장비 등 공급망 전체의 비즈니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반도체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힘줘 말했다. 그는 "시대 변화에 적응하고 기업이 성장하려면 이익이 필요하다"면서 "기업이 강점을 연마해 세계를 이끌 수 있는 기술력을 익히고, 지속해서 성장을 할 수 있는 투자를 하며, 이를 현실에 구현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려면 기업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설명했다. 도쿄일렉트릭의 경우 기술 혁신이 강점이라면서 "반도체 주요 4개 분야 제조공정에서 세계 1~2위 장치를 다수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반도체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가와이 사장은 '붐'이 아닌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1990년대 PC와 인터넷, 2000년대 스마트폰이 등장했던 것처럼 생성형 인공지능(AI)이나 뇌의 신경세포를 본뜬 양자컴퓨팅이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5년 내로 반도체 처리 성능이 현재의 2.5배로 높아져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차세대 고속통신 규격 6G 등 기술 발전을 이끌 것"이라면서 "(반도체) 공급망을 갖추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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