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치를 개같이"…민주 "돼지 눈엔 다 돼지"

한동훈 "정치 중요해…개같이 하는 게 문제"
김민석 "불안돈목, 우린 품격 있게 선거한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발언한 데 대해 무학대사의 불안돈목(佛眼豚目)이라는 고사로 받아쳤다.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니 자기 시작으로만 판단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김민석 상황실장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학대사께서 '부처님 눈으로 보면 다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으로 보면 다 돼지로 보인다'는 불안돈목의 고사를 남기신 바 있다"고 말했다. 또 '그들이 저열하게 갈 때 우리는 고상하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미국 선거 격언을 언급하면서 "저희는 남은 기간 동안 내내 품격 있게 국민들 앞에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상황실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 과정에서 "정치는 여러분의 삶을 모두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며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여러분을 위해, 공공선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며 "범죄자가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런 발언에 대해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길 바란다"며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니, 윤석열 정권의 민생경제 실정 지적과 지역 공약 홍보에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내부 공지를 전달했다. 김 실장은 "굳이 한 위원장과 똑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번 선거에 임하진 않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공지를 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김민석 실장은 "공안 정보기관이 공식 선거기간 중 북한 및 대공 정보사항을 발표하거나, 언론 보도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불법사찰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 대한 언론 대응을 명분으로, 대공 사건 혐의자가 접촉한 정당인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혐의자가 현행범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미 과거에 입수한 증거 등을 굳이 이번 총선 기간에 맞춰서 언론에 확산시키려 한다면 그 의도를 심각하게 의심하고 책임을 묻게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이 언급한 불법 사찰은 야권이 고발한 사건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은 최근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범위 밖의 디지털 자료를 불법으로 수집·관리한다는 취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