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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에 달린 한미-OCI통합의 운명…모녀는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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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그룹-OCI 그룹 통합의 운명을 가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위임장 집계 등으로 3시간 30분여의 지연 끝에 시작됐다. '캐스팅보트'가 되는 소액주주들의 결정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갈리는 만큼 어떠한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소액주주에 달린 한미-OCI통합의 운명…모녀는 불참 28일 경기 화성시 신텍스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총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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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는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장은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였다. 다만 당초 오전 9시 개최로 예정된 것과 달리 위임장 처리, 성원 보고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실제 개최는 밀리면서 예정 시각보다 훨씬 늦은 오후 12시 28분께에야 주총이 시작됐다.


이날 주총엔 오너가에서는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임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 형제만 모습을 드러냈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는 참석하지 않았다. 송 회장의 경우 며칠 전부터 건강상 문제로 불참이 예견됐지만 임 부회장도 갑작스레 나타나지 않았다. 임 부회장 역시 건강상의 문제로 찾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송 회장은 서면으로 보낸 주총 인사말에서 "OCI 그룹과의 통합을 통해 글로벌 빅 파마로 거듭하고자 한다"며 "추진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해 송구하지만 도전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통합을 기점으로 유망 신약 개발 회사 및 벤처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고, 인수·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고도 강조했다.


소액주주에 달린 한미-OCI통합의 운명…모녀는 불참 임종윤(왼쪽 두 번째)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왼쪽 세 번째)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8일 경기 화성시 신텍스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임종윤·종훈 형제는 개최 시간 이전부터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주총장에 입장했다. 통합 측 주요 인사 중에서는 이우현 OCI그룹 회장만 모습을 비췄다. 이 회장은 취재진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답하면서도 "제가 아직 내부인사가 아니다"라며 "주주들이 잘 판단하실 것이고, 이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주총의 핵심은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이다. 여기서 승리하는 쪽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바로 장악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모녀 측 인사 4명으로만 구성돼 있다. 형제 측은 본인 2명을 포함해 이번 주총에서 총 5명의 이사를 선임해달라는 주주제안을 내놨다. 모녀 측도 정관상 허용된 최대 이사 인원인 6명을 추가 선임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지난 23일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지분율에서 우위를 점한 듯 보였지만 이어 26일에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가 모녀의 손을 들어주며 상황이 재역전됐다. 이외에 양측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지분을 모두 합산했을 때 주총 시작 전 양측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약 1~2%포인트 차이로 알려졌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이번 주총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이유다. 이날 주총장을 직접 찾는 열의를 보인 주주들도 제각각의 입장을 밝혔다. 노영근(63)씨는 "지금까지 송 회장이 주주들을 위해 해준 게 아무것도 없어 믿음이 안 간다"며 "장·차남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왔고, 임 회장이 말한 게 가능성이 있든 없든 믿어보겠다"고 말했다. 김진영(76)씨는 "가족들끼리 집안싸움을 너무 하는 거 아니냐"며 "통합에 대해 마음을 결정하지 않았다. 주총의 진행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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