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지진 나면 편의점에 SOS"…부활전략은 지역밀착 [편의점 왕국 日]

시계아이콘02분 5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자연재해 잦은 日
지진·폭설시 편의점이 대응
편의점 3사 '지역밀착' 전략 세워
마을 방범까지 수행

일본 편의점이 살아남기 위해 택한 또 하나의 전략은 지역 밀착이다. 집에서 도보로 닿을 수 있는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상권이라는 특성을 활용,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상점의 기능을 넘어 지역과 주민을 관리하는 종합 커뮤니티로 기능하고 있다.

자연재해 잦은 일본…재난 거점 된 편의점

지진, 폭설 등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편의점이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 대응 선단에 선다. 특히 동일본대지진 이후로 편의점은 대지진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호 물품 등을 제공하는 재난거점으로 거듭났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업계 단체인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는 "지원물자를 실은 편의점 트럭은 긴급 차량과 마찬가지 취급을 해달라"는 편의점 점주들의 제안을 정부에 전달하고 피해지역 물자 전달에 나섰다.


동일본대지진의 교훈으로 일본 편의점은 지방자치단체와 '귀가 곤란자 지원 협정'을 맺은 곳이 많다. 제휴한 점포는 '재해 시 귀가 지원 스테이션'이라는 스티커를 붙여 대지진 등 재난 발생으로 대중교통이 중단돼 발이 묶인 사람들에게 식수, 화장실, 도로 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한다.


"지진 나면 편의점에 SOS"…부활전략은 지역밀착 [편의점 왕국 日] '귀가 곤란자 지원 협정'을 맺은 편의점에 붙는 스티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표시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출처=일본 방재정보 홈페이지)
AD

세븐일레븐의 경우 재해 시 물자 지원 협정을 맺고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수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물이나 식량 지원을 즉각 지원한다. 세븐일레븐의 모회사 세븐앤드아이홀딩스가 운영하는 마트 이토요카도는 매장 내 재해 대책 물품을 진열한 코너를 따로 배치했다. 훼미리마트는 재해 발생 시 편의점 점주와 종업원의 역할이 정리된 긴급 행동 요령을 각 점포에 배포한다. 유사시 피난 장소나 긴급 연락처도 개별 점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지진 나면 편의점에 SOS"…부활전략은 지역밀착 [편의점 왕국 日] 재해 발생 시 물품을 피해지역으로 긴급수송하는 로손의 물자수송차량.(사진출처=로손)

로손은 매장 내 조리공간을 마련한 점포를 9200곳까지 늘렸는데, 물류가 중단돼 재고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곳에서 자체 조리를 해 음식을 피해지 주민들에게 전달한다. 도시락 재료가 없을 때는 재해 시 메뉴로 세금 포함 100엔(890원)짜리 소금 주먹밥을 제공한다. 여기에 대규모 재해를 바탕으로 2015년 기상 정보, 도로, 철도 등을 지도에 일원화한 '재해 정보 지도 시스템'을 도입해 유사시에도 상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눈이 자주오는 지역인 아키타현의 세븐일레븐은 '도움 주차장'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폭설로 도로 제설이 늦어지면 방문 진료나 고령자 간병 서비스 제공자들이 주차 문제 등으로 불편을 겪게 되는데, 이때 방문자 자택 인근 세븐일레븐의 주차장을 임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진 나면 편의점에 SOS"…부활전략은 지역밀착 [편의점 왕국 日]
판매 기능 넘어 지역·주민 관리하는 커뮤니티로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은 모두 지역 밀착을 전략으로 내걸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0주년을 기념해 '건강·지역·환경·인재'라는 4가지 비전을 공표했다. 각 지역의 원재료를 사용한 상품 개발에 힘써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고용 창출까지 꾀한다는 목표다. 또한 퀵커머스 '세븐 나우'를 살려 인구 감소 지역에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점포를 도입해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로손도 '지역 밀착의 진화'를 강조하며 전국 8곳에 '에리어 컴퍼니' 제도를 도입했다. 지역 한정 상품이나 지역 인기 식당 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라는 취지다. 지점에 영업부, 개발부, 상품부 등을 모두 두어 본사 결재 필요 없이 자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로손은 앞서 고령화가 많이 진행돼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에 '로손 케어'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곳에서는 매장에 '케어 매니저'가 있어 제휴된 요양 서비스 상담을 가능하게 하고, 운동이나 영양 관련 이벤트를 실시해 고령자들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지진 나면 편의점에 SOS"…부활전략은 지역밀착 [편의점 왕국 日] 훼미리마트가 오키나와 지역밀착 프로젝트 상품으로 선보인 상품들. 컵라면에 오키나와 문화유산 슈리성을 디자인하고, 오키나와에서 많이 먹는 식재료를 사용한 지역 한정 메뉴를 출시했다.(사진출처=훼미리마트)

훼미리마트는 오키나와를 꽉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키나와의 특색을 살린 지역 한정 메뉴를 만들고, 판매한 수익 일부를 오키나와의 문화유산 슈리성을 보전하는 데 쓰는 기금으로 환원하는 것이다. 특히 오키나와 나하시 현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현지 셰프들과 협업한 메뉴를 선보이면서 특색있는 상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지역 밀착으로 보란 듯이 성공한 편의점이 있다. 바로 홋카이도의 편의점 체인 '세이코 마트'다. 1971년 삿포로에서 개업한 지역 편의점 체인인 이곳은 2023년 기준 홋카이도에만 1090곳을 출점했다. 삿포로 주류도매상에서 출발한 이곳은 기존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해 거래처 술집을 편의점으로 바꾸면서 세력을 확장했다. 여기에 주요 도심인 삿포로부터 총인구 1000명이 채 안 돼 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이나 홋카이도의 낙도에도 출점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고, 마트가 없는 곳에는 10㎏짜리 쌀 포대를 상품으로 들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지역 전체를 휘어잡는 상점으로 올라섰다. 사실상 세븐일레븐과 로손 등이 뚫지 못하는 '출점 저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진 나면 편의점에 SOS"…부활전략은 지역밀착 [편의점 왕국 日] 홋카이도 지역 편의점 체인 '세이코 마트'의 전경.(사진출처=세이코마트)

지역민의 편리한 생활을 도모하는 사례를 넘어 편의점은 최근 방범 거점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토의 로손, 미니스톱 편의점 점원들이 노인들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사이버 머니 카드를 다량으로 구입하는 노인을 본 점원이 사기를 직감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추가 피해를 막은 것이다.


AD

이 같은 지역 밀착 서비스에 지난 1월 도쿄 경시청은 현지 편의점 점장들을 초빙해 지역 연결 강화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편의점을 현지 주민이 모이기 쉬운 장소로 만들고, 유사시에 서로 도울 수 있는 환경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것이다. 나카무라 다이스케 추오대 교수는 "편의점은 인근 사람을 잇는 기능을 한다. 재해나 방범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완수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편집자주'편의점 왕국' 일본이 편의점 과잉경쟁에 들어간 한국에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일본 편의점의 역사는 1970년대 시작해 벌써 반세기를 넘었다. 백화점은 없어도 편의점 없는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점포 수도 많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시장이 포화상태를 맞으며 신규 출점수는 급감하기 시작했고, 높아진 임대료와 인건비, 내수시장 위축 등의 외부 요인이 작용하면서 업계의 황금기도 저물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느새 일본 편의점 수를 추월한 한국은 과잉경쟁으로 저물어가는 일본 시장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 역사와 위기 상황에 놓인 기업들의 전략들을 살펴보며 한국 편의점 업계의 생존 전략을 모색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저무는 편의점 왕국 日...황금기는 끝났나
②점포 포화·인력부족…편의점의 고민
③식품업계 손잡고 해외 M&A 활발…편의점의 돌파구
④재난거점·마을 특성 맞춰…부활전략은 지역밀착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