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뉴질랜드 '체중 차별' 논란
뉴질랜드 항공사가 여성 승객의 몸집이 크다는 이유로 여객기에서 내쫓아 논란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현지 매체 '1 뉴스'는 체격을 이유로 비행기에서 쫓겨난 여성 엔젤 하딩의 사연을 보도했다. 하딩은 이틀 전인 지난 15일 네이피어에서 오클랜드로 향하는 에어 뉴질랜드 항공기에 탑승하려 했다.
당시 하딩은 비행기에 탑승해 창문을 바라보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왼쪽 팔에 통증을 느껴 돌아보니 승무원이 자신의 팔걸이를 거칠게 내려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승무원은 하딩에게 "모든 팔걸이를 내리지 않으면 이륙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딩은 당시 상황에 대해 "굉장히 공격적인 방식으로 말했다"며 "제가 멈춰달라고 요청하고 나서야 승무원이 소리 지르는 걸 멈췄다"고 설명했다.
하딩과 친구의 옆자리는 비어 있었으나, 승무원이 강제로 팔걸이를 내리는 바람에 하딩의 몸은 좌석에 끼인 상태가 됐다. 이를 본 친구가 항의하자, 승무원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팔걸이를 내리지 못하게 하면 두 사람 모두 비행기에서 내리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딩은 "승무원은 우리에게 '당신들은 (몸집이 커) 4개 좌석을 예약했어야 했다'고 말했다"며 토로했다. 실랑이 끝에 두 사람은 결국 비행기에서 하차해야만 했다.
당시 하딩과 동일한 여객기에 탑승해 있던 한 승객은 매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나중에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뒤를 돌아보니 두 사람 모두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하딩과 친구는 다음 비행기 탑승 전까지 머물 숙소, 라운지 이용권 등을 받았지만, 항공사가 체중을 이유로 승객을 차별했다며 공개 항의했다.
이에 대해 에어 뉴질랜드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고객을 존중하고 품위 있게 대할 것을 약속하며, 해당 승객이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승객이 여분의 공간이 필요할 경우 항공사 측에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객기 탑승시 승객 평균 중량 측정, 국내서도 논란
한편 국내에서도 여객기에 탑승할 때 승객의 몸무게를 재는 일이 벌어져 한 차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 1월 김포공항·인천국제공항 등 공항을 이용할 때 승객을 대상으로 중량을 측정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민감한 정보를 왜 항공사에 줘야 하냐", "이러다가 나중엔 무게 단위로 비용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 등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당시 체중 측정은 국토교통부의 '항공기 중량 및 평형 관리 기준'에 따른 것으로, 항공사들은 수하물 및 탑승객 평균 중량을 정기적으로 측정해 운항에 반영하고 있다. 수집된 체중 정보 또한 익명으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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