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주문에 "2㎏만 주문하라"며 3㎏ 서비스
첫 휴가를 나온 군인 아들이 가리비를 먹고 싶어 해 주문했다가 가게 사장으로부터 3㎏을 공짜로 받았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들이 군대에 갔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아들이 GOP(일반전초)를 지원해서 갔다"며 "철책 올라가는 게 힘들 텐데 다리 튼튼해질 거라며 매사 긍정적으로 지내려고 노력하는 아이가 첫 휴가를 나온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아들에게) 뭐가 먹고 싶냐고 하니까 가리비가 먹고 싶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홍가리비 5㎏을 주문했다"며 주문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주문하면서 문의란에 "아들이 군대 첫 휴가 나와서 먹고 싶은 게 가리비래요. 싱싱하고 좋은 걸로 부탁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가게 사장은 "군대 첫 휴가라면 그냥 드릴 수 없다"며 기존 5㎏ 주문을 취소하고 2㎏ 주문서를 새로 넣어달라고 했다. 또 그는 "아들, 가족분들과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라"는 인사도 전했다.
A씨는 "너무 감사하고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금액을 떠나서 감동받았다"며 "저도 아들도 감사히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 또 "혹시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베풀 수 있다면 기꺼이 베풀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가게 어디냐, 돈쭐 내줘야겠다", "사장님, 멋있다", "저런 가게가 잘 돼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이 가리비 업체 바이럴 광고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A씨는 "절대 아니다. 세상이 많이 각박해졌다"며 "너무 감사한 일이라 공유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저는 동네에서 작은 분식점을 운영 중이라 가리비와는 관계가 없다"면서 "차라리 내 분식집을 홍보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한편 최근 휴가 나온 군인들이 공짜 음식이나 용돈, 서비스 등을 받는 훈훈한 미담들이 여러 차례 전해지고 있다. 지난 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뉴스에서만 보던 일인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씨는 최근 첫 휴가를 나온 해병대 입대 조카와 함께 횟집을 찾았다가 회케이크를 깜짝 선물로 받았다고 전했다.
B씨는 "나라 지킨다며 군인이라고 서비스로 주시더라. 알고 보니 사장님 아들도 군 복무 중이었다"고 했다. 이날 B씨의 조카는 계속 행운이 이어졌다. 자리를 옮겨 간 포차 사장님이 해병대 출신이었다며 B씨 몰래 조카 용돈까지 챙겨준 것. 또 모르는 이가 B씨의 테이블 계산까지 대신 하고 나갔다. B씨는 "조카의 첫 휴가는 울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났다. 이모인 제 입장에서는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나 역시 이렇게 배워간다"고 훈훈한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군 장병의 식사비를 모르는 시민이 대신 내주거나 업주가 음식값을 받지 않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용산역 백반집에서 20대 여성이 군인의 식사비를 대신 결제했고, 같은 달에는 강남구 언주역의 한 칼국숫집에서도 20대 남성이 군인의 음식값을 대신 냈다. 이 사연들은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군인이 주문한 음료 뚜껑에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응원 메시지를 적어 전달했다가 화제의 인물이 됐다. 박민식 당시 보훈부 장관은 이 아르바이트생을 수소문해 감사 인사를 전했으며, 인턴 채용 추천서를 직접 작성해주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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