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 하나에 6500억원 배상한 애플…무슨 일?

2018년 “중국 아이폰 수요 여전해” 발언
2개월 뒤 분기 매출 줄여…주주들 소송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매출이 줄지 않는다”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에게 4억9000만 달러(약 6527억 원)를 배상하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된 합의 승인 요청서에서 애플이 소송을 낸 영국 노퍽 카운티 연기금 등 주주들과 배상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쿡 CEO는 2018년 11월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튀르키예 등에서 환율 등으로 매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그 범주에 들어가지 않고, 출발이 좋다”면서 중국에서 아이폰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듬해 1월 2일 쿡 CEO는 미·중 무역 갈등을 이유로 분기 매출을 예상치보다 90억달러로 줄였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분기 매출 전망을 낮춘 것은 2007년 아이폰 출시 후 처음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로 인해 애플사의 주가는 다음날 10% 추락하면서 시가 총액이 700억달러 감소했다.

결국 노퍽 연기금 등 투자자들은 “쿡 CEO가 중국에서 아이폰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투자자들을 속였다”며 그 해 집단소송을 냈다.

애플은 쿡 CEO가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지방법원이 오는 9월 재판 시작을 결정하자, 과도한 부담과 비용, 업무 집중 필요 등을 이유로 배상에 동의했다. 법원이 배상 합의를 승인하면 재판은 종결된다.

이 합의에 따라 2018년 말 애플사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 수천 명이 배상금 총액 4억9000만달러 중 변호사비용을 제외한 1억2200만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쿡 CEO 발언 이후 애플이 분기 매출 전망을 발표한 사이 애플 주식을 매입했던 주주들이 대상이다.

합의에 대해 주주 측은 “엄청난 결과”라고 자평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