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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보조할 때 성희롱 당해…할퀴고 꼬집는 노인도"[돌봄노동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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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차 요양보호사 김모씨는 지난달 70대 치매 노인을 부축해 침대에 눕히다가 노인에게 흉부를 가격당했다.

요양보호사들은 환자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을 시설 측에 알려도 별다른 보호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안전관리 실무매뉴얼'을 만들어 요양보호사에 대한 폭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즉시 격리 조치를 취하도록 행동 지침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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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요양보호사, 인권 침해 속앓이
폭행당한 사실 알려도 별다른 조치 없어
신분증 형태의 녹음기 지급 방침

5년 차 요양보호사 김모씨(53)는 지난달 70대 치매 노인을 부축해 침대에 눕히다가 노인에게 흉부를 가격당했다. 충격이 오른팔로 전이돼 마비 증상을 앓던 김씨는 병원에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상부에도 폭행 사실을 알렸지만, 시설 측은 김씨에게 소액의 병원비를 지급하는 데 그쳤다. 김씨는 "눈 감으면 손이 다가오던 순간이 반복적으로 생각난다"며 "심리적 충격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목욕보조할 때 성희롱 당해…할퀴고 꼬집는 노인도"[돌봄노동 그림자] 본문 내용과 무관한 이미지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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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 등급을 인정받은 노인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돌봄노동자가 사회 필수 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요양보호사 상당수는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의 인식 부족으로 폭행·희롱 등 인권 침해에 노출된 실정이다.


지난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돌봄 노동자 526명을 대상으로 건강권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서비스 이용자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경험은 전체의 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와 갈등이 발생했을 때 시설 측에서 돌봄노동자에게 참으라고 하거나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34.1%로 집계됐다.


격리 조치·2인 1조 수칙…현장서 안 지켜져

요양보호사들은 환자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을 시설 측에 알려도 별다른 보호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안전관리 실무매뉴얼'을 만들어 요양보호사에 대한 폭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즉시 격리 조치를 취하도록 행동 지침을 마련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요양보호사들의 증언이다.


"목욕보조할 때 성희롱 당해…할퀴고 꼬집는 노인도"[돌봄노동 그림자] 노인돌봄 서비스 종사자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강원 춘천시 소재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근무 중인 강모씨(58)는 "여성 노인들은 요양보호사들을 수시로 할퀴고 꼬집고 남성 노인들은 목욕 보조를 할 때 신체 중요 부위를 만지는 등 성희롱을 하는 사례가 많다"면서도 "시설은 수익 문제 때문에 할퀴거나 꼬집는 정도의 폭행은 요양보호사에게 참으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폭행 사건이 있었는데도 10년간 강제 퇴소당한 노인은 1명뿐이다"고 말했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이 폭행 전력이 있는 고위험군 대상자를 방문할 경우 2인1조의 방문 수칙을 지키도록 권고한 매뉴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현행 노인장기요양법은 방문목욕에 한해서만 요양보호사들의 2인1조 업무를 고시하고 있다. 복지부 매뉴얼은 법적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민간 요양시설들은 재정 문제를 이유로 고위험 환자에게도 1명의 재가요양보호사를 파견하고 있다.


"목욕보조할 때 성희롱 당해…할퀴고 꼬집는 노인도"[돌봄노동 그림자]

경기 수원시에서 5년째 재가요양보호사 일을 하는 이모씨(62)는 "시설 입장에서는 노인 한명 한명이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요양보호사들이 폭력성이 심한 노인이 있다고 보고하면 다른 인력 1명으로 다시 돌려막는 데 그친다"며 "고위험 노인 선정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고 2인1조에 대한 급여 지급 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의 경우 시간제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된 사례가 대다수라 일거리가 끊길 것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시설 측이 추가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이유로 노인과의 서비스 연결을 중단할 경우 요양보호사들이 경제적 손실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되는 구조이다. 이씨는 "노인의 집에 방문해 퇴근한 게 인정이 돼야 급여를 받는데 시설 측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면 우리는 수익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며 "서비스가 끊겼다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도 없다 보니 가벼운 폭언이나 폭행은 참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명찰 녹음기' 지급…"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복지부는 이 같은 피해를 방지하고자 올해부터 신분증 형태의 녹음 장비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요양보호 업계는 실효성 없는 후속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전지현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녹음기 지급은 폭언과 폭행이 이미 이뤄진 뒤에 취할 수 있는 뒤늦은 조치에 불과하다"며 "인권침해가 가해질 수 없는 노동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고위험 환자에 한해 2인1조 파견을 시행하고 폭행 전력이 반복되는 환자의 경우 장기요양급여 수급권 박탈을 고려하는 등 대응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기관 측에서 고위험 환자 데이터를 마련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요양보호사들을 2인1조로 파견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반복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노인들은 최후의 수단으로는 수급권 박탈 조치 등도 염두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편집자주한국 사회는 초고령화 시대 문턱 앞에 서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노인 인구에 발맞춰 요양보호사도 사회의 필수 인력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사회복지 현장에서 이들의 활동 영역이 커지면서 갈등도 커지고 있다. 요양복지사와 돌봄이 필요한 노인 서로가 서로의 인권을 침해하는 악순환의 관계에 놓인 것이다. 요양보호사는 시설 또는 자택에서 노인들에게 폭언과 희롱에 시달리고, 요양보호사로부터 폭행당해 피해를 호소하는 노인의 사례도 적지 않다. 노인돌봄 현장의 이면과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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