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은 중장년층에·고용률은 청년층에 직격탄
경기가 나쁘면 자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청년층 자살 사망률은 고용률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는데, 고용률이 1% 낮아지면, 청년 자살사망률은 1.7% 증가했다.
1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경제적 충격과 자살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담긴 결과다. 실업률, 고용률, 정규직·비정규직 비율과 자살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경기가 좋으면 자살사망률이 낮아지는 반면 경기가 악화하면 자살사망률이 높아졌다. 경기역행적 관계가 확인된 것이.
실업률이 장기 추세에 비해 1% 높을 때 그 해의 자살 사망률은 0.185% 증가했다. 반면 고용률의 경우 장기 추세보다 1% 높은 해엔 자살 사망률이 약 1.448% 감소했다.
실업률과 자살 사망률 간의 경기역행적 관계는 중장년층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고용률과 자살 사망률 간의 관계는 20∼39세 청년층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용률이 장기 추세보다 1% 낮은 해엔 청년의 자살 사망률이 1.748% 높았다.
자살 사망률은 정규직 비율이 낮을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을수록 증가했다. 보고서는 통계적 유의성은 남성 중장년과 여성 청년에 한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홍정림 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살 예방대책으로서 기존에 미흡하다고 평가받았던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원이 시급히 확대돼야 한다”며 “중장년층뿐 아니라 기반이 취약한 청년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2003년부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유지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를 보면 2022년 전체 자살자 수는 1만2906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25.2명이다. 자살률은 2000년 인구 10만 명당 13.7명에서 지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여 2005년에는 24.8명을 거쳐 2011년에는 31.7명으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했다.
한국은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자살률이 월등히 높아 비교 대상 국가들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다. 2003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한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한국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4.1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바로 뒤인 리투아니아의 18.5명과 큰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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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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