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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맞서온 美상원 최장수리더 매코널, 11월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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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의 최장수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가 오는 11월 대선을 전후해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 극우 세력과의 이념적 차이, 건강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공화당 주류를 대변해온 그의 사퇴로 당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가(MAGA) 진영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진다.

트럼프에 맞서온 美상원 최장수리더 매코널, 11월 사임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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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코널 원내대표는 28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 연설을 통해 오는 11월에 원내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인생에서 그 가치를 가장 인정받지 못하는 재능 중 하나는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것"이라며 "이번이 상원의 공화당 지도자로서 내 마지막 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상원을 사랑했다. 내 인생 그 자체"라며 "이제는 다음 세대의 리더십을 위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1984년 켄터키주(州)에서 당선돼 이듬해 상원에 첫 입성한 그는 2006년 공화당 원내대표가 됐다. 9차례 연속 원내대표에 선출되며 상원 역사상 최장수 원내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매코널 원내대표의 사임이 "미 정치의 한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보도를 쏟았다.

트럼프에 맞서온 美상원 최장수리더 매코널, 11월 사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사임 결정 배경으로는 먼저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로 확실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가 손꼽힌다. 공화당 주류를 대표하는 매코널 원내대표는 공화당 상원 지도부 다수가 트럼프 진영으로 넘어간 현재까지도 아직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그는 2020년 1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사기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고,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른바 '트럼프 2기' 체제를 앞두고 공화당 내 이념 지형이 대중영합주의와 고립주의 노선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로널드 로이건 전 대통령이 상징하는 전통적 보수주의를 따르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강경 극우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원에서 민주당과 협력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을 가결 처리한 것 역시 이처럼 국제동맹을 중시하는 전통적 보수주의 이념에 기반한다.


다만 이러한 이념적 차이는 당내에서 마가 진영으로 대표되는 극우세력이 그의 사퇴를 점점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계기가 됐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통적인 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의 국익에 중요하다고 생각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등 동맹과 무역협정의 가치를 경시하고, 이민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등 공화당의 극우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매코널 원내대표가 지향하는 공화당의 가치와 다르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번 결정은 놀랍지 않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등과 관련해 그의 리더십은 당내에서 점점 커지는 저항에 직면해있다"고 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도 "우리 당내 정치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도 "나는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게 정치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로널드 레이건이 이야기한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꼭 필요하다고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믿는다"면서 "내가 숨 쉬는 한 난 미국의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향후 당내에서 극우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고 트럼프발 고립주의 노선이 한층 강화할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82세인 매코널 원내대표는 2027년 1월에 끝나는 상원의원 임기는 마칠 계획이다. 이날 연설에서 매코널 원내대표는 사임 계획을 발표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최근 막내 처제의 사망으로 본인과 가족들이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인생을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보좌진은 현재 사임 배경 중 하나로 꼽히는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해 3월 넘어져 뇌진탕 진단을 받고 입원한 이후, 두차례나 기자회견 중 수십초간 멍하니 얼어붙는 등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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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차기 공화당 원내대표 후보로는 존 튠 상원의원, 존 코닌 상원의원, 존 바라소 상원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식 지지하는 인물이다. 바라소 상원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묻는 기자들에게 "훨씬 더 중요한 선거(대선)가 있다"며 "이것이 제가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마가 진영에서 자신들을 대표할 극우 인사를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올해 82세인 매코널 원내대표의 사임 계획이 81세의 나이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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