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낼 방법 없어 병원 뛰쳐나오는 상황"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병원을 뛰쳐나오고 있는 의료진들의 분노를 전하며 "정부가 요구안을 어느 정도 수용 한다면 언제든지 병원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해 "병원에서 일하던 평범한 의사들이었고, 수련받는 피수련생이었는데 갑자기 (정부가) 이런 정책들을 발표했다"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보니까 다들 분노하고 좌절해 병원을 뛰쳐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자분들께서 지금 불편함을 겪을 수 있는 건 저희도 충분히 알고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만 단순히 의사 숫자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필수·지역 의료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응급의학과, 소아과, 산부인과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정책들이 우선시돼야 하는데 단순히 의사 숫자만 늘리고 누군가는 거기 갈 것이라고 하는 건 사회적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효율도 낮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또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하나가 의료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사항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에 대한 구체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더욱이 의료 정책엔 돈 문제가 제일 중요한데 재정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대해 '총선용'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10월에 의대 증원 숫자가 처음 나왔을 때도 보궐선거 이후였고 지금도 4월10일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의료정책을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2000명을 한꺼번에 4월 이전에 늘리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속도를 내야 할 다른 이유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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