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추모객 400명 이상 경찰에 체포돼
러시아, 추모객에 입대 강요하기도
수감 생활 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추모행사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남성들이 입대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텔레그램 뉴스 채널 '로톤다' 등을 인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경찰 구치소에서 풀려난 추모객 중 최소 6명이 입영통지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로톤다는 "체포된 이들은 며칠 안에 입영사무소에 신고하고 군 복무를 등록해야 한다고 영장에 적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독립언론 루스뉴스(RusNews)는 "석방 2시간 전 입영통지서를 나눠주는 사무실로 끌려갔다. 서명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부러뜨리겠다고 하더라"는 한 남성의 말을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16일 나발니 사망 이후 강경 대응을 고수하며 최소 400명의 추모객을 체포했다. 러시아는 미승인 집회를 엄격히 금지하며 나발니 추모 관련 시위에 대해 "불법 집회"라고 경고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나발니는 지난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옥중 돌연사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발표했지만, 나발니 지지자들은 살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러시아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과거 나발니는 미국 CNN 인터뷰에서 암살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이 나를 죽이기로 했다면 우리가 믿을 수 없는 만큼 강하다는 뜻이고 우리가 그 힘을 사용해야 하며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텔레그램 뉴스 채널 바자는 지난 20일 모스크바주 돌고프루드니에 있는 의회 다수당 통합러시아당 사무실에 불을 지른 10대 남성이 붙잡혀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통합러시아당은 한국의 중학생에 해당하는 9학년 학생인 이 남성이 나발니 죽음에 복수하겠다며 건물에 화염병을 던졌다면서 "큰불이 나지는 않았지만, 이 행동을 테러 행위로 간주한다"고 비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