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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명 경찰 출동…"사람 죽이겠다" 글 올린 그놈들 근황[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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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살인예고글 게시자 처벌 얼마나 받았나
'초범' 이유로 집행유예…무죄 받은 사례도
인명피해 없다지만 최대 700명 경찰력 낭비
법무부, 손배소 제기…공중협박죄는 국회 계류

한국 사회를 공포에 떨게 하는 흉기 난동 사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4)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여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3)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실질적 사형폐지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내릴 수 있는 사실상 최고형이다.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면 유사 사건을 암시하는 허위글이 유행처럼 번지며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8~12월 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협박 등 혐의로 송치된 189명 중 총 32명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이들은 마땅한 처벌을 받았을까.

700명 경찰 출동…"사람 죽이겠다" 글 올린 그놈들 근황[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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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행유예로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대규모 경찰·소방 인력 낭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경찰을 사칭해 흉기 난동 글을 올린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경찰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없는 일반 회사원이었지만, 허위 이메일 주소로 가짜 경찰 계정을 구입해 "오늘 저녁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칼부림한다. 다들 몸 사려라. 다 죽여버릴 것임"이라는 내용의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경찰청 인증을 받은 커뮤니티 계정을 구매해 별다른 죄의식 없이 살인할 것이라는 글을 올려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에 따라 공권력의 낭비가 막심했고 다수의 시민이 상당한 불안감과 불편함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과 게시글을 약 3분 만에 삭제하는 등 실제로 살인으로 나아갈 의사가 없었던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여성 1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40대 B씨도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8월5일 오전 9시50분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오늘 밤 10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여자만 1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죄의식 없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 예고 글을 올려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다수 경찰이 출동해 낭비된 공권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실제 살인 행위를 실행할 의사는 없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했다.


"외로워서 관심받고 싶었다. 경찰관이 얼마나 빨리 출동하는지 실험해 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30대 C씨의 경우 징역 1년 형을 구형받았다. 그는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발생 닷새 만인 지난해 8월8일 오후 9시쯤 112에 전화해 "청량리역에서 사람을 죽이겠다"고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았다. C씨는 과거에도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해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허위였던 세 사건에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살인을 예고한 현장에는 수십명의 공권력이 동원돼야 했다. A씨가 언급한 강남역 인근에는 99명, B씨가 지목한 부평 로데오거리에는 86명의 경찰이 출동했다. C씨가 말한 청량리역 인근에는 59명의 경찰·소방 인력이 동원됐다. 검찰은 세 사람의 1심 결과에 대해 항소한 상태다.

700명 경찰 출동…"사람 죽이겠다" 글 올린 그놈들 근황[뉴스설참]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중국 국적 왕모씨는 2023년 8월4일 새벽 당근마켓에 "혜화역에서 흉기 난동을 할 테니 이 글을 본 사람은 피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8초 만에 삭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같은 해 12월 1심에서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혐의(협박)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왕씨의 협박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무자격 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 거주한 혐의만 유죄가 된다고 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 최대 700명 경찰 출동해도 손해배상은 '세모'…공중협박죄는 국회 계류 중

법무부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돼 치안행정력 낭비가 초래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에 공항 폭탄 테러 및 흉기난동 예고 글을 여러 차례 올린 30대 남성 D씨 탓에 인천·김포·제주·김해·대구 공항에 경찰관과 기동대 등 571명이 긴급 배치됐다. 또 프로배구단 숙소 인근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을 게시한 20대 E씨로 인해 경찰관 186명이 출동해야 했고, 해당 배구단 선수들은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현재 법무부는 D씨와 E씨에게 각각 3200만원대, 1200만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총 703명의 경찰력이 투입된 '신림역 칼부림 예고글' 사건에는 4300만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이뤄졌다. 이 글을 올린 20대 F씨는 디시인사이드에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과 함께 회칼 구매 내역 사진을 게시해 살인예비·협박죄 등으로 구속기소 됐으며,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살인 예고 글에 대한 경찰력 투입에 손해배상 청구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는 경찰력 투입 비용을 징수할 수 있는 경찰비용법이 마련돼 있지만, 국내에는 이와 관련한 법안이 없다. 현행법상으로는 ▲살인예비죄(10년 이하 징역) ▲협박죄(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위계공무집행방해(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선 처벌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형이 가장 무거운 살인예비 혐의로 처벌하기 위해선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것에 이어 구체적인 대상 명시, 흉기 준비, 장소 물색 등 실제 살인을 하기 위한 행위가 이뤄져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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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예방 효과를 위해 공중협박죄 신설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위협하거나 가장해 공중을 협박한 사람을 처벌하는 내용이다. 다만 지난해 8월 발의된 형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 1소위에 계류돼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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