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빈자리 후배들이 채워줄 것"
"양궁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 만들겠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양궁 2관왕에 올랐던 기보배(36)가 27년간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기보배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1997년 처음 활을 잡은 뒤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기보배는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전, 단체전 2관왕을 달성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7년에는 대한민국체육훈장 최고등급인 청룡장(1등급)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2017년 결혼하고 출산한 뒤에도 현역 생활을 계속하던 기보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 지난해 국가대표에 복귀했으나, 결국 활시위를 내려놓기로 했다. 기보배는 "국민 여러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내가 떠난 빈자리는 든든한 후배들이 채워줄 것이다. 모교 후배 안산(광주여대)이 잘하고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기보배는 임신 2개월 차에 비를 맞으며 활시위를 당기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받은 국내대회 메달이 올림픽만큼이나 값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보배는 딸에 대해선 "응석 부릴 나이에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 했다"며 "주말에만 만나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며 펑펑 우는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뿌리치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며 눈물 흘렸다.
그런가 하면 기보배는 무한경쟁으로 인한 긴장감과 부담감으로 인해 다시 태어나도 양궁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는 딸에게 절대 모든 스포츠를 시키지 않을 거라고 말했었지만, 딸이 승부욕이 엄청나 뭘 해도 잘할 것 같다"며 딸의 꿈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기보배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선수 생활 27년을 기념해 순금 27돈으로 제작된 금메달을 가족으로부터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보배는 향후 양궁의 대중화에 전념할 계획이다. 기보배는 "그간 받은 넘치는 국민적인 사랑과 관심을 돌려드리고 싶다"며 "누구나 양궁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양궁을 더욱 알리고 싶다"는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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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한양궁협회는 은퇴를 선언한 기보배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기보배는 남편과 딸 등 가족이 제작한 선수 생활 27년 기념 순금 27돈짜리 금메달을 받아들고는 "올림픽 금메달보다 훨씬 무겁다"며 웃어 보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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